<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GCF사무국 유치’ 호재 들뜬 송도 경계령

수도권 부동산 시장 침체의 대명사로 불린 인천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연수구 송도신도시에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사무국이 유치됐기 때문입니다. 운용기금 규모만 8000억 달러 이상(약 1000조 원 내외)에 달하는 GCF 사무국은 최대 8000명의 직원과 가족이 상주하게 된다네요. 앞으로 GCF 사무국이 착근하면 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기후 관련 많은 기업들까지 송도 업무시설로 이전해 오면 상업 및 업무, 주거수요는 더 증가하는 등 송도는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송도신도시는 GCF 사무국 유치가 알려지면서 들떠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 문의 전화가 평소의 3배 이상으로 늘었고,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계약되는 등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합니다. 실제 지난 19일 마감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송도캠퍼스타운’ 순위 내 청약 결과가 평균 0.49대 1에 머물렀지만 불과 하루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지요.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본보기집에도 GCF 유치가 발표된 지난 20일 이후 방문객과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4~5배가량 늘었고, 가계약도 22건이나 됐다고 합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 1, 2차’도 계약이 대부분 이뤄졌고요. 기존 매물도 집주인들이 거둬들이거나 몇 천만 원씩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랍니다.

GCF 사무국 유치는 인천시가 송도신도시와 청라지구, 영종지구 등 개발사업을 부분별하게 벌인 이후 최대의 호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GCF 유치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또 다른 기구와 기업들을 청라와 영종지구 등에도 유치해야 합니다. 인천에서 송도만 독야청청 발전할 수 없는만큼 송도와 청라지구, 영종지구가 삼각축을 형성해 미래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인천이 부동산시장의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인천시와 부동산 분양업계는 호재에 들떠 있지 말고 송도신도시에서 그동안 분양했던 상당수의 아파트와 업무시설 등이 미분양된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GCF 사무국 유치 하루 전인 19일 청약마감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송도캠퍼스타운’(3.3㎡당 평균 1233만 원)이 3순위까지 가서도 대거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은 새겨둘 필요가 있겠지요. 부동산 분양시기와 분양가를 조정해 순차 개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부동산시장에서 일시적 호재는 실망으로 변하는 일이 많습니다. 당연히 호재에 따른 수혜도 순식간에 사라지지요. 부동산 초보자나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호재에 편승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시장을 조망하고 경기 흐름을 잘 판단한 후 투자 선택을 해야 합니다. 호재에 쏠려 떠밀리는 투자는 결국 낭패가 기다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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