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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11월 02일(金)
촘스키 등 13人 “이것이 한국의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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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학들,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 / 다산북스

“언론이 정부와 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것이 보장되지 않는 민주주의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략) MBC와 KBS 사태는 이런 관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우리 모두의 좋은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동자의 임금이나 복지뿐 아니라 사회적 윤리와 정의, 그리고 공공의 선을 위해 싸우는 한국 언론인과 국민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놈 촘스키)

“정당은 정치참여를 이끌어내고 조직화하는 수단입니다. 이에 반하는 대안은 그것이 무엇이든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베니토 무솔리니처럼 총선거를 실시해 대중의 의견에 호소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결국 한 개인에게 권력이 무제한으로 집중되는 현실을 그간의 많은 역사과정에서 지켜봤습니다.”(프랜시스 후쿠야마)

친한파 인문학자로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한국의 현안에 대해 13명의 세계적인 석학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교수와는 한국 언론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석좌교수와는 대통령의 자격을 토론한다.

미국 내 동아시아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그레그 브레진스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 언급한다.

“한국과 미국에서 정치적 아웃사이더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전부 드러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이들을 잘 포장된 선물꾸러미처럼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안에 있는 것이 매력적이냐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이들은 선물꾸러미 안에 자신의 희망사항을 반영할 그 무엇이 들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포장을 뜯는 순간 대중은 실망했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정치, 복지, 교육, 외교, 경제 등 한국 사회의 첨예한 현안들을 세계적 석학들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점이다.

그렇다면 저자 자신은 현재의 한국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저자는 지금과 같은 국제정세에서 한국이 춘추시대의 주나라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본다. 당시 주나라는 주변 국가들 중 경제·군사력을 주도하는 대국은 아니었지만 주변 국가 간 질서를 유지하고 국제관계, 경제문화 관계에 균형을 맞추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문화와 규범이 다른 국가들에 많은 영감을 줬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한국이 국제적으로 주나라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는 정치·외교의 측면을 넘어 한국인이 주도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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