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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300자 책읽기 게재 일자 : 2012년 11월 02일(金)
북엇국에서 ‘무의식’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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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철학 / 신승철 지음 / 동녘

프랑스의 저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책은 남들이 쉽게 지나칠 법한 음식에 담긴 철학을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다.

된장찌개에서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 말하는 변용의 개념을, 북엇국에서 프로이트의 무의식을, 라면에서 폴 비릴리오의 ‘속도와 정치’를 읽어낸다. 예컨대 현재 라면의 형태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에 의해 발명됐다. 하지만 저자는 일본군이 대만과 중국을 침공하던 시기 속도전에 적합한 라면에 대한 연구가 일본인 사이에 많이 퍼져 있었다고 주장한다. 간편하고 빠르게 군인들에게 식량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연구가 계속됐고 현재의 라면이 됐다는 것이다. 후추에서는 동물을 무자비하게 도살하는 슬픈 현장을 들여다보고, 고춧가루 속에 녹아 있는 ‘욕망의 미시정치’를 끄집어낸다. 비빔밥에서는 동학혁명군의 공동체 정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소주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돼 가고 있는 직장인의 비애를 읽는다. ‘철학자의 식탁’ 코너에서는 음식을 둘러싼 철학자들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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