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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11월 02일(金)
경주서 발견한 韓기독교의 ‘숨은 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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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에서 만난 예수 / 최상한 지음 / 돌베개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에는 ‘경교(景敎) 돌십자가’라고 이름 붙여진 유물이 소장돼 있다. 가로 24.5㎝, 세로 24㎝, 두께 9㎝로 좌우상하의 길이가 대칭인 돌십자가는 1956년 경주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된 것으로 8∼9세기 유물로 추정된다. 동방교회와 초대교회에서 사용된 초기 그리스의 십자가 형태다.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인 저자는 불국사의 돌십자가가 이름처럼 경교 돌십자가가 맞다면 신라에 동방 그리스도교가 어떤 형태로든 유입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경주에서 발굴된 7∼8세기 유물로 추정되는 철제 십자가 무늬 장식 2점과 함께 동방 그리스도교의 신라 유입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자료란 주장이다.

조선부터 신라까지 역사를 거꾸로 올라가면서 그리스도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추적한 책에서 저자는 천주교와 개신교의 공식 교회 설립년도보다 훨씬 이전에 그리스도교가 한반도에 전래됐다고 주장한다.

미국 유학 시절 행정학(지방자치)을 전공하면서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도 수학한 저자는 예수를 알게 된 뒤부터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의 공식 설립년도인 1784년과 1885년에 의문을 품어왔다고 한다. 인도에서 기원전 6세기 시작된 불교가 4세기 말 한반도에 전래됐듯이 1세기 중엽 시작된 그리스도교도 고대 한반도에 유입됐을 것이란 믿음에서다.

이 점에서 경주에서 출토된 경교 돌십자가나 철제 십자가 무늬 장식 등은 유럽 열강의 동점과 함께 온 로마 가톨릭 교회나 북미를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된 개신교보다 1000여 년 빨리 동방 그리스도교가 한반도에 들어왔다는 증거가 된다.

사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비림(碑林)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에서 알 수 있듯 그리스도교가 동아시아에 전래된 것은 7세기 전반의 일이다. 시리아어로 예배를 올리는 동방 그리스도교인 네스토리안교가 ‘경교’라는 이름으로 중국 각지에 교회를 세우고 경전도 한문으로 번역했는데, 바로 이때 경교가 한반도에도 전래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6세기 말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전교를 위해 영국 왕에게 선물한 ‘성 어거스틴 복음서’에 실려 있는 예수의 제자 누가의 초상화와 8세기 중엽에 세워진 석굴암 본존불이 거의 똑같은 양식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시 아브리코스 절터에서 발굴된 십자가가 그려져 있는 점토판과 한때 발해의 수도 동경용원부(東京龍原府)가 있던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에서 발견된 삼존불상에 보이는 십자가 문양 또는 십자가 목걸이에 대한 설명 등은 보는 관점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하지만 책은 고대의 흥미로운 문화교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할 만하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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