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 / 알렉산더 즈본킨 지음 / 박병하 옮김, 양철북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간단한 셈법이라도 깨우쳐서 학교에 보낼 요량으로 아이를 앉혀 놓고 골치를 썩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30년 전 수학 연구원이던 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도 여느 부모처럼 아이에게 무슨 수학을 언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취학 전 아들과 딸, 그리고 그 또래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경험한 열정과 실패담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결론은 숫자와 연산을 반복하지 말고 ‘수학을 재밌는 것으로 기억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아리를 만들어 아이들과 ‘특별한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수업 내용은 수학을 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채운다. 가령, 병에 콩을 가득 담아두고 아이들에게 그 수를 짐작하게 한 후 예측한 양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물어보는 식으로 뺄셈을 가르쳤다.

저자는 “수학이 아이에게 단순 반복과 강요로 이뤄질 때 ‘싫다’는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교육이 수학을 넘어 삶과 가족에 대해 반추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수학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질문하는 시간 자체가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