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UAE 파병연장안 충돌>국익과 안보까지 ‘대선 票싸움의 도구’로 전락시키나

한국형 원전을 도입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파병된 아크부대의 파병 연장안을 놓고 민주통합당이 ‘안보상업주의’라고 비판하며 강력 저지에 나서 파병 연장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정부와 군은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질지 모른다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정부는 UAE 측이 강력하게 파병 연장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원전을 포함한 150조 원의 수주가 예상되는 한국의 경제적 이익효과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원전 수주를 위해 우리 병력을 해외에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파병 연장안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대선 정국에서 여야 간 또 한 번 대결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안보상업주의를 거론하는 야당의 주장이 지나치게 정치 논리에 길들여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장관은 아크부대의 국익증진 효과에 대해 집중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아크부대 파병을 계기로 구축된 한·UAE 국방협력관계를 공고하게 유지해 방산수출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익 창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위 새누리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익이 달려 있고 상대국인 UAE가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크부대의 파병은 연장돼야 한다”면서 “현지 군의 훈련을 지원하는 부대를 철수하라는 야당의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원전 수주라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특전사를 파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다목적군도 평화유지군도 아니고 특별한 미션도 없는 부대를 더 이상 주둔시킬 이유가 없다고 보고 당론으로 파병 연장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아크부대가 각종 사고를 치고 정확한 임무도 없는 만큼 이 부대에 배정된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야당의 입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UAE에서 얻는 우리의 경제적 효과가 엄청난데 야당이 납득되지 않는 이유로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정세가 불안한 중동지역에서 현지 근로자들도 아크부대로 인해 그만큼 안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유전·가스전 개발, 플랜트, 건설사업 등 2010년부터 올해까지 1405억 달러(약 150조 원)가량을 수주하고 있다. UAE군과 그 군인가족 환자를 서울대병원 등 국내 6개 민간병원에 유치하기로 합의해 약 8000억 원의 외화획득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국방부는 또 UAE와 공동으로 국제 군 비행훈련센터(DEFS) 설립도 추진 중이다. 비행훈련센터 설립 방안이 확정되면 T-50 고등훈련기 20여 대를 비롯한 7000억 원 규모의 항공기와 장비 등이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군은 또 2010년부터 올해까지 UAE에 경계로봇 시스템, 무인항공기 지상통제장비, 로켓포, 폭약, 방탄조끼 등 517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올해 말 파병기한이 만료되는 아크부대는 현재 4진 장병 130여 명이 파병돼 임무를 수행 중이다.

방승배·김성훈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