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한반도의 지식인에게 아메리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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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된 아메리카 / 장세진 지음 / 푸른 역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한·미 관계의 지형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언제부터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일까.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민국가 만들기’ 과정을 미국과의 영향 관계 속에서 설명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다. 책은 ‘우리에게 아메리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아랍국가의 자스민 혁명에서 드러나듯 한 개인이나 특정 계층을 넘어 국가 차원의 장래에 가치 지향적으로 개입해 들어오는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를 생각하다 보면 미국의 영향력은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내발적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책은 1945년 8월 이후 국가 차원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피면서 ‘우리 안의 미국’의 기원을 탐색했다. 식민지 시기와 비교할 때 해방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한국 사회 곳곳에 미국에 관한 담론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1950∼1960년대 한국 지식 사회의 담론을 주도했던 잡지 ‘사상계’도 해방 이후 남한에서 그 이념형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행하는 역사적 현장 그 자체였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오랜 식민통치를 종결한 ‘해방군’이면서 동시에 ‘점령군’으로 아메리카를 맞이했던 한반도의 지식인들은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호오(好惡)의 감정 여부에 상관없이 하나의 국가 그 이상으로 아메리카를 이해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