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북극진동’ 확장… 내년 1월 평균 -5℃∼3℃ ‘꽁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겨울 서울 광진구 자양동 뚝섬 한강시민공원 선착장의 선박고정용 밧줄에 고드름이 잔뜩 달려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지난 2월 서울의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등 65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한반도를 덮친 데 이어 11월부터 시작되는 올해 겨울에도 혹한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이 겨울 막바지인 오는 2013년 1월 기온이 평년을 하회하는 등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국립기후자료센터(NCDC) 등에서는 북극의 한기가 남하해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 전체에 맹추위가 불어닥칠 것임을 경고했다. 벌써 몇 년째 계속되는 이상기온에 한파와 폭설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자 정부와 기업도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 올겨울 추위 어느 정도일까

올해 겨울 한반도에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2012년 11월∼2013년 1월) 예보에 따르면 올해 겨울 초반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기온의 변동폭이 크겠고 점차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날이 잦아져 맹추위가 빈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평균기온은 영상 4∼12도, 12월은 영하 3도에서 영상 6도를 오가는 등 평년과 비슷하다. 이 시기 한반도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강수량 역시 11월엔 31∼80㎜, 12월엔 15∼42㎜로 평년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1월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춥고 건조한 날이 많고 평균기온도 영하 5도에서 영상 3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2. 올 전세계 한파 이유는

지난여름 지구의 평균 온도가 지난 1880년 이래 가장 높았던 탓에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되풀이되는 이른바 ‘북극진동’이 균형을 잃고 차가운 북극공기가 대거 남하할 전망이다. 북극의 찬 바람이 한반도로 남하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류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 국립기후자료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지구의 평균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0.67도 높았으며 이는 188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지구 고온 현상으로 10월 북극 해빙 면적은 1979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현재 북극해 얼음 넓이는 342만㎢로 가장 적게 관측된 2007년 기록보다도 약 18%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북극이 녹아내리면서 위도가 낮은 지역과의 온도차가 줄어들어 제트기류가 약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중위도 상공에서 부는 제트기류는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약해지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까지 북극 공기가 밀려와 한파가 몰아치게 된다.

3. 기록적인 한파의 역사는

2011년 초에 한반도를 강타한 극심한 한파와 폭설은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2010년 12월 23일부터 2011년 1월 말까지 39일간 한파가 계속되는 이상기온 현상이 지속됐다. 당시 2011년 1월 평균 최고기온은 1973년 이래 최저치였다. 서울에는 10년, 부산에는 96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다. 1월 중 서울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 시간이 단 44분에 불과해 같은 기간 수도관 동파가 7000여 건 보고됐다. 2월에는 강원 삼척시에 110㎝, 동해시 100㎝ 규모의 폭설이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 울산에는 80년 만의 폭설로 도시가 마비되고 현대차 조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포항시에는 60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이듬해인 2012년 초에도 또 한번 맹추위가 찾아왔다. 2월 2일 서울의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등 65년 만의 기록적인 2월 한파가 찾아왔다. 서울 이외에도 기상청이 관측한 11개 지점의 2월 최저기온이 기록을 경신했다. 충북 보은군과 경북 의성군은 무려 35년 만에 2월 최저기온 기록을 넘었고 강원 철원군도 1988년 기상 관측 이래 24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4. 기상재해 따른 국내 재산 피해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연평균 재산피해액이 2조 원 가까이 돼 1990년대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연평균 피해액은 1조9045억7000만 원으로 1990년대 연평균 피해액인 6953억8000만 원의 3배가량이었다. 2001년부터 10년간 총 133건의 자연재난이 발생해 684명의 인명과 17조44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그중 12월에는 7번의 대설로 14명의 인명과 5633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1916년 이후 기상재해에 따른 재산 피해액이 가장 컸던 10번 중 6번이 2001년 이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발생하는 피해로는 사회기반시설의 붕괴 및 고장, 운송수단의 전면 마비 및 농작물 피해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이 있으며 이는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5. 한파주의보·경보 언제 발령

겨울철 기상청에서 발령하는 한파주의보나 경보는 전날보다 다음날 아침 최저기온이 급격히 하강할 때 발령되며 한파주의보나 경보는 별도로 해제하지 않고 다음날 아침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한파주의보의 경우 10∼4월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발령된다.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영상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혹은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작동하게 된다. 한편 한파경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하강해 영상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중 하나의 경우만 충족하면 발동된다.

6. 올 한파 어떤 피해 예상되나

겨울철 대표적인 피해로는 상하수도 동파, 낙상, 전력난과 블랙아웃(대정전) 등이 있다. 특히 올해 겨울 맹추위가 닥치는 만큼 전력 수요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전 고장 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전력난이 우려되며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에까지 이를 수 있다. 기상청이 오는 2013년 1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난방 등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해 1월 최대 전력 수요가 7913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영광 원전 3, 5, 6호기 등 3기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복구 작업이 늦어질 경우에는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겨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대대적인 절전 운동과 산업체 전력 사용 억제 방안을 골자로 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 겨울에 유행하는 질병

겨울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콧물, 기침, 코막힘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동이나 노인 등은 겨울철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돼 질병에 걸리기 쉽다. 먼저 겨울 대표 질병인 감기는 실내외의 온도 변화가 심한 겨울에 사람들의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증가하거나 불안정해지는데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커져서 심혈관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체온은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 두피, 팔꿈치, 무릎 등에 생기는 피부 건선도 겨울철에 자주 나타난다. 겨울에는 일조 시간이 짧고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이며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대개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그 위에 피부 껍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난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면 소재 옷을 입히는 것이 좋고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처방받아야 한다.

8. 기관별 혹한기 대비책

국토해양부는 겨울철 폭설에 대비해 15일부터 2013년 3월 15일까지 4개월 동안을 ‘겨울철 제설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고속도로와 일반국도 제설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폭설 취약구간 중점관리, 긴급 교통통제 기준운영, 유관기관 협조체계 구축 등 대응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으며 제설대책 종합상황실과 도로제설관리시스템도 운영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9일부터 12월 7일까지 겨울철을 맞아 화재·폭발·질식·붕괴 등 사고 우려가 큰 건설현장에 대한 집중 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감독 대상은 ▲지반 결빙으로 사고 우려가 큰 터파기 공사장 ▲화재 발생 우려가 큰 플랜트, 냉동창고, 전시·체험시설 등 현장 ▲콘크리트 타설 현장 ▲고층 공사현장 등 전국의 각종 건설현장 650여 곳이다. 교통안전공단은 겨울철 자동차 고장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12일부터 2013년 1월 말까지 ‘동절기 대비 특별 무상점검서비스’를 실시한다. 겨울철 차량관리에 필요한 엔진부동액과 오일을 보충하고 타이어 및 브레이크 등을 점검하는 서비스가 제공되며 자동차 소모품 관리 요령 등을 포함한 자동차 관리 가이드북도 받아볼 수 있다.

9. 한파 등 기상이변 예측 기술은

한반도에 이상기후가 자주 찾아오면서 기상을 측정 및 예측하는 특허 출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 및 날씨 예측 기술과 관련된 특허 출원은 2007년 22건에서 2011년에는 56건으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허 등록건수도 2011년 38건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결과 5년간 누적된 특허 출원만 232건으로 집계됐으며 그 중 5년간 누적 등록된 것은 102건에 달한다. 특히 한파와 폭설, 태풍을 예측하거나 대기·해양 간 상호작용에 의한 엘니뇨 및 라니냐의 발생을 예측하는 기술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한파 등을 예측하는 기술 관련 특허 건수는 2007년 5건에 불과했지만 빠르게 증가해 2011년엔 6배가 넘는 34건을 기록했다. 5년간 누적 출원 건수도 87건이나 돼 기상 관련 특허 출원의 38%를 한파 관련 기술이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미래 기후를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3D 영상 기술, 유·무선 통합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실시간 기상 정보 제공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10. 한파에 각광받는 사업들

이번 겨울 극심한 한파가 예고되면서 벌써부터 대표적인 ‘겨울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표적인 겨울주로는 제빵, 정유·도시가스, 난방기기, 의류 관련 주식들이 있으며 대개 5∼6개월을 단위로 주가의 상승과 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겨울철 대표식품인 호빵의 제조 및 판매사인 샤니와 삼립식품, 기린 등은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삼립식품의 경우 10월 초 1만8000원대였던 주가가 말에는 2만5000원 수준으로 40%가량 뛰었다. 경동가스, 삼천리, 대성에너지, 서울도시가스 등 도시가스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경동가스의 주가는 9월 초까지 6만2000∼6만4000원 정도였지만 10월 말 7만3000∼7만4000원을 기록해 한 달 만에 15% 정도 올랐다.

BYC와 남양비비안 등 내복을 만들어 파는 속옷 기업도 겨울이면 주가가 오르는 분야 중 하나다. BYC의 경우 7월부터 16만 원대를 유지해 오던 주가가 9월 중순 이후 급등해 10월 말 16% 정도 오른 18만5000원대를 기록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