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심리학 연구로 내 마음 이해하기

도대체 왜 나는 이럴까 / 김현옥 지음 / 그물

이 책은 ‘지친 영혼’을 위한 심리학 입문서를 표방한다.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보고 한 번쯤 들어봤을 심리학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저자가 프로이트 등 위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알기 쉽게 정리한 데는 우리 각자가 이들 이론의 ‘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가령 융을 통해 자아실현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그는 프로이트의 ‘결정론’에 반대하며 인간을 환경에 이끌리는 존재가 아닌, 자아실현을 실행하는 의지적 존재로 이해했다. 공부, 돈 등 사회가 정해놓은 일방적 성공 기준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도록 힘을 보탠다.

반면 이반 파블로프는 환경을 자아보다 우선시한다. 개를 통한 조건반응과 무조건반응 실험이 그 예다. 환경의 특정 요소는 우리의 행동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연구 결과로 삼아 파블로프의 연구를 재반박한 심리학자도 있다.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온 엘리스는 스스로가 환경을 이겨냈다고 믿고 ‘열등감’ 이론을 풀어놓는다. 인간은 개와 달리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그의 ‘자가 검증’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이야기에 구체적인 상담사례를 덧붙인다. 결국 역사적으로 검증된 상식적 이론을 실마리 삼아 자신과 환경의 문제를 찾아보라는 얘기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