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29일 개막, 내달 7일까지

국내 최대 독립영화 축제인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는 29일부터 12월 7일까지 9일 동안 서울 CGV압구정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저예산 독립·예술영화를 지원하는 ‘피에타법’이 발의되는 등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된다.

상영 작품 수는 94편. 시대와의 호흡을 의미하는 ‘라이트 마이 파이어(Light My Fire)’란 슬로건으로 장편 10편, 단편 39편이 경쟁을 벌인다.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거대한 대화’다.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의 박세호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본격 정치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정계인사들을 인터뷰한 기록이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거대한 대화’를 포함해 꼭 봐야 할 영화 13편을 소개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모험적인 시도와 미학적인 실험을 하는 작품들이 많았다면 올해는 사회적 이슈들에 주목한 다큐멘터리와 장르적 재미와 완성도를 겸비한 극영화들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이 선정한 작품 중 ‘지슬’은 제주 4·3 사건을 다뤘다. 제주 출신의 오멸 감독이 제주와 ‘4·3’을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한 문제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권효 감독의 ‘그리고 싶은 것’은 위안부 문제를 다뤘으며, 강석필 감독의 ‘춤추는 숲’은 서울 마포구 성미산의 마을공동체가 기업의 개발 논리에 맞서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담았다.

김주환 감독의 ‘코알라’는 젊은이들의 처절한 창업기로 세 젊은이의 꿈과 좌절, 그리고 희망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이메일’은 아버지가 딸에게 보낸 이메일을 토대로 감독인 딸이 아버지의 살아생전 행적을 카메라에 담는다.

백종관 감독의 ‘이빨, 다리, 깃발, 폭탄’은 36분 분량의 ‘듣는 영화’다. 감독은 수년 동안 라디오를 들으면서 소리를 녹음했고 이를 영화로 만들었다. 영상과 소리가 결합하고 분리되면서 미묘한 감정을 만든다. 개그맨이 만들고, 개그맨들이 출연한 ‘소심인’도 눈길을 끈다. 소시민들이 권력자인 지역구 의원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유쾌하게 그렸다. 손헌수가 연출했으며 최준용, 이혁재, 최효종 등이 출연했다.

한편 신인 발굴을 위해 신설된 ‘새로운 선택’ 부문에서는 배우 윤은혜의 첫 연출작 ‘뜨개질’이 진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로운 선택’ 부문에서는 10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이 밖에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김동호 감독의 신작 ‘JUTY’, 양익준 감독의 ‘시바타와 나가오’ 등이 특별초청작으로 상영된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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