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뛰어넘는 스마트폰 한국인·기업 우월성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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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애플의 아이폰을 도입한 뒤 모두가 승자가 됐습니다!”

이석채 KT 회장은 28일 아이폰 도입(2009년 11월 28일) 3주년을 맞아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이폰 도입 3년의 성과를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KT가 아이폰 도입을 검토하던 2009년 휴대전화 시장의 최강자는 노키아였다”며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 자체보다는 비즈니스 모델 등에서 새로운 시대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KT가 아이폰을 도입할 당시 국내 제조사들이 큰 부담을 느낀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며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아이폰 도입 이후 짧은 시간 내에 아이폰을 능가하는 스마트폰을 만들어냄으로써 뛰어남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옛 경제기획원(EPB)에 근무했던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회장은 애플이 스마트 혁명에 기여한 점에 대해서도 경제학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는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뛰어난 점으로 흔히 애플을 기사회생시킨 것, 아이폰을 만든 것 등을 든다”며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잡스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국적이 어디든, 통신사가 어디든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의 ‘공동 시장(common market)’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인터넷 검색, 이메일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개념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은 것은 애플이 아니라 캐나다의 휴대전화 제조회사인 리서치 인 모션(RIM)이었다. 그러나 RIM은 애플이 구축한 에코시스템(생태계)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이 회장은 “애플은 국경도, 관세도, 교통비도 없는 그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며 “미국 사람은 미국 애플리케이션만, 한국 사람은 한국 애플리케이션만 쓰고 혹은 RIM처럼 정해진 애플리케이션 몇 개만 탑재된 스마트폰을 썼다면 오늘날의 스마트 혁명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설적으로 KT가 2009년 당시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지 않았다면 한국 휴대전화 제조기업들이 오늘날처럼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아이폰 도입 이후 그토록 짧은 시간에 아이폰을 뛰어넘는 스마트폰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한국 국민과 기업의 탁월함을 세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