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vs文 정책충돌>朴 증세없이 새는 세금 잡기vs 文 세율·과표구간 조정 ‘부자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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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세제 개편 방향을 놓고 가치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대폭적인 복지 확대를 공약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 확보가 불가피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원 확보 방안은 확연히 다르다. 박 후보는 “국민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며 증세 없이 세제 개편을 통해 누락된 세금을 철저히 걷는 것으로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문 후보는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소위 ‘부자 증세’를 천명하고 있다.

박 후보는 복지 재원 확보 방안으로 ‘60대 40’ 원칙을 내세웠다. 예산절감과 세출 구조조정, 복지행정 개혁 등 세출을 줄여 필요 재원의 60% 정도를 확보한다. 나머지 40%도 세제 개편과 기타 재정수입 확대를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소득세나 법인세 세율 조정 등을 통한 증세에는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박 후보는 최근 “어려운 시절에 국민에게 부담을 줘선 안된다”며 “낭비되는 것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세율이나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등 명목 세금을 올리는 대신, 각종 비과세 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줄이고, 기존 세제에서 세금 징수에 미비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10년 과표 기준 2억 원 초과 기업의 실효세율이 명목세율보다 7%포인트 가량 낮았음을 감안하면, 세금 감면 혜택만 축소해도 법인세 인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과세·감면 혜택의 일몰제를 반드시 지킨다는 입장이다. 그밖에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확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 하향조정, 탈루 소득에 대한 엄격한 과세 등도 제시하고 있다.

문 후보는 “증세 필요성을 인정해야 하며, 증세 기본 방향은 부자감세를 철회해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고소득자 과세와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하면 중산층과 서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에 편중된 조세감면 등 특례를 정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누진세인 법인세와 소득세를 높여 부자 증세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소득세의 경우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과표구간(88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의 상한선을 1억5000만 원으로 낮춘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대상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법인세 역시 세율과 과표구간을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과표 2억 원 미만은 현행대로 10% 법인세율을 유지한다. 그러나 현재 2억 원∼200억 원 과표구간에 20%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2억 원∼500억 원 구간에 22% 세율 적용으로 고칠 계획이다.

500억 원 초과 과표구간에는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 정부 들어 22%로 인하된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에서는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