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가치와 품격 담긴 명품… 심리적인 위안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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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대 / 왕얼쑹 지음, 이예원 옮김 / 더난출판

한국은 명품공화국이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명품의 소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지난 1년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만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가운데, 제품의 절반 이상은 내국인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런 만큼 명품 소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깊다.

이 책 ‘명품시대’는 명품 브랜드를 경제 산업과 인문학적 잣대로 살폈다. 중국의 럭셔리 브랜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명품의 가치와 품격에 주목한다.

“명품이 명품인 이유는 명품이 담고 있는 풍부한 가치 때문이다. 이는 ‘호화’나 ‘사치’라는 두 글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명품은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위안이 돼 주기도 한다.”

명품은 품질뿐 아니라 ‘좋은 디자인 스토리를 가진 좋은 제품’이기 때문에 명품의 문화적·산업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유행하는 명품을 비롯해 유서 깊은 명품 브랜드의 탄생과 경제적 영향 등을 두루 살펴봤다.

책은 단춧구멍의 방향과 상류사회와의 관계, 폭스바겐을 인수하기 위한 포르쉐의 음모 등을 흥미롭게 전한다. 380년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명품 간장 이야기와 치밀한 전략을 앞세워 명품 반열에 오른 초콜릿 고디바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