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이후>“北, 6者복귀 마지막 기회 놓쳐… 다음은 핵탄두 실은 ICBM”

  • 문화일보
  • 입력 2012-12-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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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앞으로 북·미관계는 상당히 냉담해지고 경색될 것이다.”

미국 워싱턴 DC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착되고 북·미 관계도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시험장에서 은하 3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사실상 6자회담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착수할 것”이라며 “과거처럼 북한과 테이블에 마주 앉아 주고받기식 협상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에 대해서 플레이크 이사장은 “지난 4월에 발사했다가 2분 만에 폭발한 로켓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진보했다”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상당히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면서 “북한 미사일과 핵무기 문제가 이전과는 다른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관측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규탄성명은 물론 기존 대북제재보다 훨씬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개별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진핑(習近平)체제 출범 이후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면서 “과거처럼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또 그는 “현재 미국은 북한 미사일의 정확한 성능과 제원, 궤적 추적 등을 진행 중인데 현재로서는 예상치 못했던(unexpected) 결과”라고 말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과거 협상과정을 돌이켜보면 북한은 처음부터 끝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탄두를 장착한 ICBM 개발의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 보유국가가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만큼, 미국과 한국, 일본 등 3국은 국제공조를 통해 중국이 북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시 선임고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남북관계에서 군사적 긴장을 불러오고 북·미 관계의 틀도 완전히 새롭게 짜여질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략적으로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과거처럼 경제 개발과 영양 지원 등을 전제로 북한에 미사일 및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방식은 이제는 효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산중국포럼 2012’이틀째 회의장에서도 긴급 이슈가 됐다. 포럼장에서 만난 진창이(金强一) 중국 옌볜(延邊)대 남북한연구소 소장은 “시진핑 총서기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북한이 이런 일을 벌인 데 대해 중국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 소장은 “북한의 행동으로 인해 한반도를 비롯해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의 긴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특히 미사일이 미국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은 미국에 충격을 준 것”이라면서 “과연 국제사회에서 어떤 수준의 제재를 꺼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ICBM 개발에 중대 진전을 이루게 됐다”면서 “미국 등은 초강력 대북제재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미사일 실험에 이어 핵실험까지 강행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랄프 코사 미태평양 포럼 회장은 “과거 북한이 미사일·핵실험을 한 뒤 대화의 장이 조성됐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면서 “북한이 군사중심적인 방향으로 가겠다고 결정한 만큼 앞으로 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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