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운명적 사랑·과거 덫 갈등… 스릴러 영화 느낌 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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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파이어 유혹 1·2 / 실비아 데이 지음 / 19.0

올 겨울 여성들을 뜨겁게 달굴 에로틱 로맨스 ‘크로스 파이어’ 시리즈가 나왔다.

총 3부작의 서막인 ‘유혹’편(1·2권)은 24세의 젊고 매혹적인 여자 에바와 세상 어디에도 없을 법한 매력남 기데온의 운명적인 만남과 아찔한 사랑을 그린다.

전세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실비아 데이의 이 책은 19금 연애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하 ‘그레이 시리즈’)의 아성을 뛰어넘는다.
그레이 시리즈가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재벌남과 연애 경험이 전무한 여주인공의 이야기로 할리퀸 로맨스(Harlequeen Romance:기본적인 스토리는 거의 똑같은 로맨스 소설) 규칙을 답습했다면, ‘크로스 파이어’ 시리즈는 문학적 완성도까지 챙겨냈다.

‘유혹’편은 금발의 에바 트라멜과 기데온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에바는 기데온이 소유한 크로스파이어 빌딩의 광고 에이전시에 입사한다.

모든 로맨스 소설이 그렇듯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강렬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운명적인 사랑을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며 자신도 몰랐던 욕망에 눈을 뜨게된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하나씩 밝혀지는 에바와 기데온의 과거는 점점 둘 사이를 가로 막는다.

그레이 시리즈가 스토리와 구성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한 삼류 에로 비디오 같은 책이었다면, 이 책은 에바와 기데온의 과거를 뒤돌아보는 구성으로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느낌까지 준다.

또 그레이 시리즈가 변태적인 섹스의 묘사에 중점을 뒀다면, 이 책은 운명적 사랑과 과거의 덫으로 갈등하는 두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는 동시에 두 사람의 성장 과정을 담아 감동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성적 묘사 역시 감각적이어서 독자들의 숨겨진 욕망까지 일깨운다.

이렇게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구성, 감각적 묘사로 저자 실비아 데이는 미국 로맨스작가협의회가 수여하는 최우수 로맨스 작품상인 RITA상 후보에 올랐다.

이 책은 UK펭귄 역사상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400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2년 아마존 최고의 로맨스 소설로 선정됐다. 2부 ‘중독’편은 국내에서 2013년 3월 출간될 예정이며 3부는 ‘구원’편이다. 정미나 옮김.

박미영 기자 my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