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5억·원유 배럴당 250달러… 20년뒤 세계는?

2033 미래세계사 / 비르지니 레송 지음, 권지현·남윤지 옮김 / 휴머니스트

2010년 미국 인구에서 히스패닉이 아닌 백인이 66%를, 히스패닉은 15%를 차지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설문을 토대로 한 자료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2050년쯤 미국인 3명 중 1명이 히스패닉이며, 백인이 반수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난다. 2033년 취임하는 미국 제49대 대통령으로 어떤 인물이 뽑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멕시코 이민자의 손녀, 즉 히스패닉계 여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 2033년 미래의 모습은 어떨지. 과학계 학계 유엔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 책은 미래를 전망하고,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의 주요 흐름과 제약 그리고 혁신을 그래프 지도 등 시각자료와 더불어 항목별로 2쪽에 걸쳐 보여준다.

기존 강대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신흥 강대국이 부상하는 등 국가·대륙별 인구 변화 및 국제사회에서 힘의 재편을 주목한다. 또한 식량난, 경작기 부족과 물전쟁 등의 문제와 더불어 도시화·온난화에 따른 자연재해 같은 위기 상황도 이 책에서 분석의 대상이다. 프랑스의 국제관계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광교신도시와 송도신도시를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첨단미래도시로 지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많은 단서를 토대로 책 말미에 소개한 ‘2033년에 벌어질 (가상의) 사건들’은 다음과 같다. ‘세계 인구 85억 명’ ‘미국 대법원, 사형제도 폐지 발표’ ‘2040년 올림픽 개최지로 쿠바의 아바나 선정’ ‘카리브해 지역의 허리케인 니콜라스로 1만2460명 사망’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러시아인과 중국인 폭력사태로 200명 사망, 300명 부상’ ‘뉴욕증시에서 배럴당 원유가 250달러까지 폭등’ 등 24건의 뉴스가 2033년의 세계토픽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펴기보다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내고 인류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변화를 꾀할 것”을 일깨운다. 이 책은 인구 급증, 과잉인구에 따른 지구의 문제를 예고한 18세기 말 맬서스의 ‘인구론’의 관점과는 다르다. 세대 간 갈등, 성장, 이민, 도시화, 식량, 물, 에너지, 기후, 환경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지구의 문제에 대해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짐작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이 책은 “결국 인간이 이끄는 변화”를 제언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