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종 원장의 남성 클리닉>성범죄 예방할 ‘조기 성교육’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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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린다. 해뜨는 동쪽에 있는 예의에 밝은 나라라는 뜻으로 중국 ‘산해경’에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는 예의를 갖추는 것을 중시해왔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일에 조심스러워해야 하며,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는다. 자유로운 서구문화에서 보면 우리나라를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다.

오늘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이야기도 하자는 것이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기삿거리 중 성폭행에 관한 내용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다. 예전 필자의 기고한 글 중에서 성폭행을 다룬 것이 있었다. 그때는 사회적으로 도가니라는 영화가 대대적으로 이슈가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뉴스기사에도 성폭행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연예인들이 미성년자를 성폭행해서 기소됐다는 이야기와 다들 알고 있겠지만 나주 어린이 성폭행범이 사형을 구형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면 필자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체계적인 성교육이 위와 같은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필자도 가끔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분들께 우스갯소리로 자녀들 성교육에 대해서 물어보곤 한다.

물어보면 우리네 부모들은 “쑥스럽게 그런 소리를 어떻게 하느냐” “어렸을 때 나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등의 답변을 한다. 하긴 우리네 어린 시절 성에 대해 듣지 못하고 자란 부모가 자녀와 성에 대해 대화한다는 것은 무척 어색하고 곤란한 일일 것이다.

왜일까?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어서일까?

대부분의 선진국은 성교육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잘 짜여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은 음란물의 천국이라 할 수 있지만, 관련 성범죄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한다.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순결을 강조하는 교육 위주였지만 이후 프로그램을 정비하여 초등학교 6학년 과정부터 본격적으로 성교육 프로그램 내용을 싣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성교육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성에 대해 지극히 폐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폐쇄적인 입장만을 고수할 수는 없다. 현재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또 다르다. 예전에 비해 더 빨라진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은 신체 변화와 함께 여러 종류의 다양한 성경험을 하게 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성관계를 경험한 10대의 비율은 5.3%이다.

성경험이 있는 10대들의 성관계 시작 나이는 2006년 14.2세, 2007년 14세, 2011년 13.6세(중학교 입학 전후)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

성관계를 경험한 여학생의 10.5%는 임신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각각 10.1%의 남학생과 10.3%의 여학생이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음성적인 영상물을 볼 수 있고 또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음란 콘텐츠를 100% 예방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이 글을 읽고 아직도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자녀와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