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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3년 01월 16일(水)
독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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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논설위원

파독(派獨) 광부·간호사 부부인 이병종(68)-문원자(64) 씨는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독일마을에 정착해 살고 있다. 과거 이 씨는 친구의 배신으로 사업이 망한 데다 쥐꼬리 같은 전신전화국 월급으로 버티기 어려웠다. 장발 단속을 위해 경찰이 가위를 들고 설치던 통제 사회가 싫어 독일행을 택했다. 은퇴 후 고국이 그리워 돌아왔다.

올해는 광부·간호사 파독 50주년이자 한·독수교 130주년. 국립민속박물관의, ‘희망을 찾아 독일로 갔다가 이제 그리움을 찾아 남해로 온’ 독일마을 사람들의 생애사 정리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로 간 한국 최초의 산업전사 중에는 엘리트가 많았다.

1970년 7월 이 씨와 독일행 비행기를 함께 탔던 광부들의 평균 학력은 ‘대학 5학기’. 160명 선발에 4000여 명이 지원했다. 실업률 70∼80%. 대졸자들이 비상구를 찾아 일부러 연탄재와 석탄 더미에 손을 문질러대며 광부로 나서던 시절이었다. 정부는 외화 유출을 막으려고 출국시 2달러 이상 못 가지고 가게 했다. 이 씨는 서독에서 처음 5년 간 빵을 못 먹었다. 65㎏이던 체중이 독일 생활 8개월 만에 54㎏이 될 정도로 음식과 언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김창일 학예연구사는 “이들은 독일에서 한국 월급의 7배 이상을 받았고 봉급의 80∼90%를 고국에 보낼 정도로 악바리같이 산 경제발전 주역들”이라고 했다. 파독 광부는 7936명, 간호사는 1만1057명.

독일마을은 2003년 입주 이래 광부 출신 12명, 간호사 출신 28명이 터를 잡았다. 독일인 남편 6명도 아내를 따라왔다. 연 1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를 벤치마킹해 경기 양평군이 2015년을 목표로 독일타운을 짓고 있다. 남해군은 2010년 이동면 용소리에 미국마을을 조성했다. 창선면 진동리에는 일본마을을 조성중이다.

독일 문화가 몸에 밴 이들에게 노년기 한국 문화 적응은 ‘제2의 도전’이다. 온돌방과 음식에 대한 향수로 2010년 독일마을로 아내와 영구귀국한 김두한(68) 씨. 김 씨는 “독일은 법만 지키면 편안히 살 수 있는데 한국에 오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가 마구 쌓인다”고 했다.

이병종 씨는 “독일 공무원들은 되는 것과 안되는 게 분명하다. 한국 공무원들은 약속을 잘 안 지키고 책임도 안 지려고 한다. 지시는 강력하게 하는데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슬슬 뺀다”고 꼬집었다. 우리 공무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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