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명암… “미래의 성장동력” vs “중독유발 사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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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폭력과 중독을 유발하는 사회악이다.’ ‘게임산업은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청소년들의 과도한 게임 몰입을 막기 위해 현재보다 훨씬 강력한 게임 규제 방안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게임 규제와 게임 육성에 대한 상반된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치권에선 게임회사 매출의 최대 1% 강제 징수, 셧다운제 확대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게임규제법안(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의원 발의한 뒤 이를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들의 게임을 금하는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자녀들의 게임 몰입과 중독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고 있는 상태다.

게임업계는 이에 발끈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게임 산업은 미래의 성장동력이며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는데 게임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게임 산업을 도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면서 콘텐츠·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통한 청년 실업 해소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인 게임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은 정부 차원에서 게임 산업 지원·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규제를 통해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규제 강화 주장과 게임 산업 육성 주장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남궁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최근 “부산시가 글로벌 게임전시회인 지스타 개최를 통해 매년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부산이 지역구인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까지 규제에 찬성했다는 소식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올해 지스타 행사 불참을 통보한 바 있다. 다수의 게임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게임 산업 규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전광희(사회학) 충남대 교수는 “최근 오락적 기능이 강한 게임에 중독돼 직장생활과 학업 등 본업까지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하는 등 게임의 부작용이 심각한 실정”이라며 “게임 아이템 불법거래를 비롯해 가상과 현실세계를 구분하지 못해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는 만큼 규제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게임 규제는 필요하되 개인 정보보호, 청소년 등급 준수 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게임 산업이 잘 굴러가도록 유도해야지 강력한 규제로 일관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규제를 강행하기보다는 가정 단위의 장기적인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