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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3년 02월 04일(月)
人間 존엄성까지 모독하는 屍身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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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

유행어 중에 ‘막장 드라마’라는 말이 있다. 드라마의 극중 전개가 상식, 좀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사회상규(社會常規)’를 벗어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회상규란 사회 일반인이 평균적으로 건전하다고 느끼는 윤리감정을 말한다. 곧,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들이 ‘그건 아니지’라고 느낄 정도의 행동을 하는 것이 막장이고 사회상규에 반하는 것이다.

노사관계에서 근로자들이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 약자라는 것을 전제로 우리 헌법과 노동관계법들은 근로자들이 단체를 구성하고 단체의 이름으로 협의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렇지만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사용자는 사용자대로, 또한 정규직은 정규직대로 비정규직은 비정규직대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근로 환경을 개선해서 좀 더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는 근로자들의 요구도, 노동 비용의 증가는 결국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려 노사(勞使)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사용자의 경고도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이다.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노동시장이 경직돼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경영계의 주장도, 차별적 대우와 신분상의 불안으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충도 모두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상호 간의 이해관계에서는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한 문제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일격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근래 노동계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하는 불법행위는 사회상규를 넘었다. 이는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노조에 대한 손배소 철회, 경찰에 연행된 노조원 석방 등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버텨 이미 장례식장에 40일 넘게 안치돼 있던 시신(屍身)을 공장 앞으로 옮겨와 대규모 추모제를 열려고 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행동은 어떠한 변명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노동운동으로 보기 어렵다. 이 ‘시신 시위’에는 집행유예 중인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 시신과 함께 농성을 하면서 시신의 부패를 막도록 냉동탑차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농성자들의 행동은 그 어떤 이유에서든 인륜을 저버린 행동이다. 송전탑 농성자에 대한 법원의 강제집행 방해 행위 역시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송전탑에 오르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며, 법에 반하는 행위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조합원들의 방해로 법원의 강제집행이 무산된 것은 법치주의 훼손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경찰의 소극적 태도다. 이미 노사 문제를 넘어 정치화돼 버린 사건에서 법원의 강제집행을 도왔다가 괜한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 것을 염려한 경찰 수뇌부의 얄팍한 계산은 아닌지 매우 의심이 간다. 총체적인 법치주의의 위기다. 목적이 옳다고 해서 모든 수단이 항상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목적 자체가 정당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사회상규를 벗어나는 수단의 선택은 결코 지지를 얻을 수가 없다.

노조 스스로가 노사 문제를 정치 문제로 확대시켰다면 일반 국민의 여론이 자신들의 투쟁에 절대적 변수가 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막장 행동으로 국민의 여론이 돌아선다면 자신들에게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점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노조 지도부는 국민으로부터 ‘그건 아니지’ 하는 소리를 들을 만한 막장 정치투쟁을 멈추고, 비록 더디고 어렵더라도 인내하는 열린 마음으로 현장 근로자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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