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진짜 감동은 ‘받는’ 게 아니라 ‘하는’ 것이다

나는 왜 감동하는가 / 조윤범 지음 / 문학동네

“트럼펫 연주자들은 매우 직설적이다. 하고 싶은 말은 참 솔직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비판도 잘하지만 밉지는 않다.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은 매우 강렬한 볼륨으로 혼자, 혹은 몇 명이서 다른 악기 소리를 뚫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들은 겁이 없다.”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저자가 클래식 음악의 비밀스럽고 압도적인 감동에 대해 풀어놓은 책이다.

그는 진짜 감동이란 ‘감동받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감동하는’ 것이며, 따라서 수동적으로 감동을 기다리기보다는 감동을 ‘쟁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무대 위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인생의 예술가들’이라고 강조한다.

책의 1부 ‘연주자의 삶’에선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울러 화려하고 우아한 클래식 세계의 외피에 숨어 있는 생활인으로서의 자화상과 고민들을 보여준다.

2부 ‘무대 밖의 예술가들’에선 저자가 감동한 생활 속 예술가들의 모습을 클로즈업한다. 누군가는 사진으로 인생을 노래하고, 또 누군가는 팟캐스트로 자신의 신념을 전파한다. 저자의 시각에선 이들 모두 ‘삶의 예술가들’인 것이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