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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3년 02월 15일(金)
核위기 돌파구될 ‘유엔 北인권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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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前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변호사

북한이 지난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20년을 끌어온 북핵(北核) 협상이 대실패로 확인된 지금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계속 핵 문제에 가려 있던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에 내세워 진지한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다. 북한 독재체제의 유지 수단인 핵 개발은 처참한 북한의 인권 문제와 직결돼 있다. 북핵 위기의 본질은 북한 체제의 반(反)인권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 주민의 일방적 희생과 인권유린으로 개발된 핵탄두는 북한의 인권이 회복되면 옛 소련의 경우처럼 고철 덩어리가 되고 마는 것임을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 지금 북한 인권 개선운동은 막바지에 와 있다. 오는 2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22회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신설이 논의된다.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의 중대 전환점이 될 조사위원회 설립에 대해서는 이미 유엔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그 결의안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이 조사위원회 신설이 결의안에 포함돼 인권이사회에서 통과되도록 적극적인 인권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다. 마침 차기 외교부 장관 후보도 발표된 만큼 신구 정부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 중요한 대외적 외교에 착오가 없어야 한다.

그동안 유엔은 10년 가까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 당국에 각종 권고를 해왔지만 전혀 개선 조짐이 없었다. 김정은 체제 이후에도 가망이 없자 드디어 유엔은 지난해 인권이사회 및 총회에서 처음으로 표결 없이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나아가 세계적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북한 반(反)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ICNK)’ 등의 노력으로 북한의 인권 침해가 반인도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유엔 차원의 조사기구 설립을 강구하게 됐다.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지난달 발표문에서 그 필요성을 역설했고, 마루즈키 다루즈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2월 1일자 유엔 인권이사회 보고서에서 보다 포괄적인 조사기구의 설립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조사기구는 권위 있는 다수의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돼 종래 북한인권특별보고관 1명이 담당하던 북한 인권 문제를 보다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조사하게 될 것이다.

자원 배분 왜곡에 의한 식량권 침해, 자의적 구금, 납북, 고문, 공개처형, 탈북자 학대, 정치범 수용소 운영 등 모든 인권 침해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반인도범죄의 가해자로 밝혀진 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국제사회가 대응할 것인지, 국민보호책임(R2P)에 근거한 유엔 안보리 회부나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문제를 포함,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다.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조사기구 설립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47개 이사국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단순 과반수인데, 지난 몇 년 간 북한에 대한 인권이사회의 연례 결의안에 대한 지지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3년의 이사국 중 28개국은 2010년부터 북한에 대한 모든 결의안에 대해 일관되게 찬성표를 던진 나라들이다. 효과적인 추진만 있다면 지난해에 인권이사회 및 총회 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됐기 때문에 결의안이 압도적 다수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전통적으로 북한을 적극 지지했던 쿠바·러시아·중국이 2013년에는 이사국에서 빠지는 만큼 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북핵 위기의 진짜 처방전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 인권 문제의 당사국인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시일이 촉박한 만큼 시급히 국제사회의 중론을 모아 유엔의 북한인권조사기구 설립이 가능하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역사적인 의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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