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4大 컨트롤 타워’>4强외교 경험 無… 정책 일관성 無… 北核 조율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에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팀의 역할과 기능에 큰 관심이 모아진다. 주로 관료 중심으로 짜여진 이들의 전문성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협상력 부재와 4강외교 경험 부재, 정책 일관성 부재 등을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외교안보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조직 구성이 아직 미궁(迷宮) 속인데다, 장관급 실장에 낙점된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의 대미 협상력은 미지수다. 윤병세 외교 및 류길재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대외·대북정책 일관성도 문제가 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내정자는 4강외교와 북핵문제를 담당한 경험이 전무하다. 야당의 ‘낙마 표적 1호’로 지목된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 통과가 불발될 경우 혼선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원자력협정이 발등의 불로 다가왔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긴급한 대미관계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는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도 대중외교를 소홀히하지 않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북한의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견인 등 박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팀 운용전략은 따라서 안갯속인 상황이다.

일단 국가안보실의 조직 구성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보안사항임을 내세우며 국가안보실에 어떤 직제를 두고 어떤 전문인력들이 들어가서 일을 하는지를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김장수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가 실장으로 내정된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다만 국가안보실의 조직구성은 노무현 정권 시절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와 유사한 정책조정실, 전략기획실, 정보관리실, 위기관리센터 등 기능별 조직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될 뿐이다.

외교안보 현안에서 컨트롤 타워를 담당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의 대외 협상력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수석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인수위는 국가안보실이 위기대응과 장기전략을 담당하고, 현안은 외교안보수석이 담당한다고 밝혔지만 실제상황이 닥쳤을 때 혼선과 중복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원자력협정을 놓고 우리 외교부와 미 국무부 채널 외에 청와대와 백악관 NSC 라인이 가동될 경우에는 업무성격상 국가안보실이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인수위의 설명이다. 외교가에서는 “군 출신인 김 내정자가 대미협상 등 주요 역할을 처리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윤병세·류길재 후보자들의 협력 관계는 일단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류 후보자의 경우 한때 햇볕정책을 옹호했다가 다시 비판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적이 있어 일관성이 문제가 된다. 윤 후보자도 노무현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를 담당했던 핵심 외교관료 출신이다. 주프랑스 대사를 지낸 주철기 수석 내정자의 역할이 미미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더구나 주 내정자는 한반도 4강외교, 특히 북핵문제 등 핫 이슈들을 다뤄본 경험이 없다.

김병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는 사실 새 정부 외교안보팀 운용 구상에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다. 김장수 내정자와의 오랜 인연이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미국통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었지만, 연일 새 의혹들이 쏟아지는 데다 야당이 낙마 표적으로 삼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 정부 외교안보 전략 수립에 깊숙이 관여한 고위 인사는 “대미 협상력 부재, 4강외교 경험 부재, 대외·대북정책 일관성 부재 등이 팀 전체의 운용과 유기적 협력관계를 어렵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이는 새 정부 외교안보팀의 전체적인 운용을 안갯속으로 빠트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승배·박정경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