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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착한 경제,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다 게재 일자 : 2013년 02월 25일(月)
천연섬유 웨딩드레스 일상복 재활용…‘친환경’과 결혼하다
2부, 대기업·사회적기업 상생 현장 - <2> 한화-대지를 위한 바느질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친환경 웨딩 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재(가운데)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작업실에서 웨딩드레스의 바느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2대의 재봉틀과 수십 벌의 웨딩드레스, 마네킹들이 놓인 작은 사무실에서 ‘웨딩 컨설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없지만, 낭비하지 않고 환경에 도움을 주는 결혼식을 열겠다는 ‘철학’이 배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았다. 친환경 웨딩 사회적기업인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웨딩드레스 작업실 겸 상담실이다.

결혼식날 한 번 쓰고 버리는 고가의 꽃장식, 3∼4번 대여된 뒤 폐기되는 합성섬유 드레스 등 비싼 일회용 결혼식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결혼식으로 바꾸는 일이 이 회사의 핵심 사업이다.

천연섬유로 만든 드레스는 결혼식이 끝난 후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도록 리폼을 하거나, 피로연 드레스로 재활용하도록 제작한다. 꽃장식을 대신해 예식장에 놓이는 화분들은 하객들에게 선물로 증정해 버려지지 않도록 배려한다. 예물은 신부나 가족이 갖고 있던 반지나 장신구를 다시 디자인한 ‘리사이클링 예물’로 대체하는 등 항목별로 체계적인 ‘친환경 컨설팅’이 가능하다.

지난 2008년 창업 당시만 해도 고객 1인당 2시간이 넘도록 진행됐던 비효율적인 웨딩 상담이 매뉴얼을 갖춘 체계적 시스템으로 진화한 결과라고 한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지난해 한화그룹의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 대상으로 뽑혀 1년 가까이 전문가 컨설팅을 받았다. 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이 원하는 컨설팅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회사는 시스템 구축 분야를 신청해 웨딩 상담의 매뉴얼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사회적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분석하는 정밀 진단과 직원들의 역량 향상 교육도 큰 도움이 됐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경우 8명의 직원 역할이 불분명하고 성과 목표도 불투명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우선 직원들의 개별 면담과 업무 만족도 조사, 업무량 분석 등의 노무 컨설팅이 이뤄졌다. 이후 전문가들과 연계한 1대1 집중 교육을 받으면서 디자인, 홍보, 협력업체 관리 등 직원별로 특정 분야를 전담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이경재 대표는 “지금은 직원들이 분야를 나눠 전문성을 높이면서 스스로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집중 컨설팅의 효과는 높은 웨딩계약 성사율이란 결실로 이어졌다. 2011년 20∼30% 수준이었던 계약 성사율은 지난해 50% 수준으로 대폭 올랐다.

이 대표는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전문가 멘토링과 성과 관리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서 교육을 멈추면 자료만 남고 시스템은 안착되지 않는다”며 전문가들에게 추가 상담을 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점점 늘어나는 수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화그룹과의 만남으로 도약의 계기를 찾게 된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대기업들의 지원이 사회적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간판 사례로 꼽힌다.

이 대표는 “당장 이번달 직원 월급 주는 게 고민인 작은 기업들은 하루하루 일하는 데 쫓겨 장기적인 발전 부분에는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한화그룹의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를 하게 되면서 답답했던 부분에 실마리가 풀렸다”고 평가했다.

대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상생을 직접 경험한 이 대표는 “작은 사회적기업들을 대기업들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역량을 키워 큰 시장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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