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포토>사람이 볼세라… 바위틈에서 쉬고 있는 수리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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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춥고 눈까지 많이 내렸던 겨울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습니다. 봄이 오는 것은 새들이 먼저 알아챕니다. 그래서 요즘은 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무척 청아하고 매끄럽습니다. 부지런한 참새는 벌써부터 깃털을 모으는 중이고 박새와 곤줄박이도 뒤질세라 연신 인공둥지를 드나듭니다.

지혜를 상징하는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2호)도 포란을 시작했습니다. 작은 새들은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숲이 우거져야 번식을 하지만 상위 포식자 수리부엉이는 봄이 오기 전에 번식을 시작합니다. 숲이 우거지면 사냥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수리부엉이는 영하의 기온에서 알을 품게 되는데, 이때 사람이 접근하면 어미는 둥지를 이탈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알이 얼어버려 애써 기다린 1년 자식농사를 망치게 됩니다. 갓 부화한 새끼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새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는 사람들 때문에 가끔 나쁜 소식이 들려옵니다. 인간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존재여야지 자연의 무자비한 포식자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사진은 뒷산 바위틈에서 쉬고 있는 수컷 수리부엉이입니다.

글·사진 = 도연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