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사생활 침해… “한국정부는 저자세 일관”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 구글이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침해했다며 앞다퉈 처벌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정부는 똑같은 사안의 수사나 처벌 과정에서 지나치게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구글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시종일관 비협조적인 자세를 견지한 것으로 드러나 우리 정부와 수사당국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개인정보 수집 혐의와 관련해 미국 30여 개 주와 원칙적으로 700만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으며 이르면 다음주 중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글은 스트리트 뷰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지도와 거리 모습 이외에 개인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이들 주로부터 기소된 바 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지역 12개국도 구글 스트리트 뷰 서비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9개국은 구글이 자국의 개인정보보호 법률을 위반했다고 결론낸 상태다.

구글은 거리 모습 등을 보여주는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3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각종 장비를 탑재한 스트리트 뷰 차량을 운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지도나 거리 모습 이외에 보안이 이뤄지지 않은 무선랜(와이파이) 네트워크에서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수사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구글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2011년 1월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구글을 입건했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구글 본사의 미국인 프로그램 개발자 2명에 대해 소환 통보를 했지만 구글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지난해 2월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다. 참고인 중지란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 파악이 불가능하거나 신병 확보가 어려워 수사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 수사를 일시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검찰은 구글이 스트리트 뷰 프로그램을 이용, 무선랜카드 고유번호 등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한 정황을 포착, 구글의 법률 대리인을 통해 개발자 2명을 국내로 소환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해 2월 스트리트 뷰를 포함한 개인정보 정책과 관련해 구글코리아를 조사했지만 권고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