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에 남을 발명은 천재 아닌 시대가 창조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 150 / 미셸 리발 지음·강주헌 옮김 / 예담

도로는 바퀴가 발명된 뒤 3000년 이상 지나서야 건설되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책에 따르면 도로는 경제적·군사적 이유에서 건설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복욕을 지닌 중앙집권적 국가가 탄생한 시기와 도로가 건설된 시기가 엇비슷한 이유가 설명된다.

책은 인류 문명을 뒤바꾼 역사적 발명품 157점을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 400여 점을 곁들여 백과사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군사 기술인 레이더용 자전관이 부엌으로 들어가 전자레인지로 탈바꿈한 과정, 축제용 불꽃놀이에 쓰이던 화약이 폭탄으로 돌변한 반전 등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또한 농부들을 지겨운 낫에서 벗어나게 해준 기계식 수확기를 둘러싼 특허권 싸움에 링컨이 개입하게 된 사연, 프랭클린이 피뢰침 발명 과정에서 똑같은 실험으로 한 사람은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또 한 사람은 불운하게 죽고만 이야기 등 발명을 둘러싼 뒷얘기도 흥미롭게 전한다.

프랑스의 저명한 과학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어떤 발명도 한 사람의 천재성에만 빚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시대적 요구 속에서 ‘위대한 발명’이 탄생했다고 보고 역사적 맥락과 함께 발명품들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