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강화>韓·美·日 ‘北돈줄 말리기’對中압박…“조선무역銀 제재 동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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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이 19일 중국의 북한 조선무역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대북 금융제재 동참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한·미·일 3국 대 중국의 북한 적극 제재를 둘러싼 대립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중국 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하달하는 등 다소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금융기관·기업이 여전히 북한 ‘생명줄’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돈줄’ 죄기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코언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에 도착한 뒤 20일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 기업은행 등을 연쇄 방문한다. 코언 차관은 일본에 이어 한국과도 대북제재 공조 방안을 협의한 뒤 20∼22일 중국에서 대북제재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언 차관은 미 재무부가 지난 11일 추가 지정한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중국의 독자적 제재 부과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코언 차관의 한·중·일 3국 방문 핵심 목적은 중국을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 간 대중 외교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부장관이 18일 방한해 한·미 공조를 재확인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까지 참관한 것도 우회적인 중국 압박 성격이 강하다.

이도훈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의 17∼22일 방미,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19일 러시아 방문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미국이 ‘2·12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금융제재 동참을 한·중·일 3국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조선무역은행은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이 아닌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 대상으로, 미국이 중국에 이같이 요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당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2094호에도 조선무역은행을 추가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중국의 반발로 단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한·미·일 3국의 강력 요청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2일 대북제재에 대해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제법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최근 유엔 결의를 잘 이행하라는 공문을 하달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최근 중국의 태도 변화를 언급할 정도다.

하지만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제재 대상이 아닌, 미국의 개별제재 대상인 조선무역은행에까지 제재를 가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나 싶기는 하지만, 일부 조선광선은행 등에 대한 계좌 동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보영·이화종 기자 boyoung22@munhwa.com


◆조선무역은행 = 1959년 조선중앙은행 외환부로 설치됐다가 1963년 분리·독립된 뒤 내각의 대외거래를 전담하고 있는 북한의 대외결제지도은행이다. 본부는 평양 중구역 중성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외국환 업무뿐 아니라 외화현금 및 전신환 매매율 고시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2004년 6월에는 남북한 교역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