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女高男低’ 극복 男프로골퍼들의 변신

기업들이 남자 프로골퍼보다 여자 프로골퍼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골프 대회를 보면 그렇고, 선수후원하는 것을 봐도 기업의 여자선수에 대한 친화도가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골프만큼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대접받는 ‘여성상위 시대’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이 남자대회가 여자대회보다 상금 규모가 5배나 크고, 유럽과 일본 역시 남자가 배 이상 많은 것과는 퍽 대조적입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여자선수의 후원 금액이 1억 원을 훌쩍 넘고 한두 차례 우승만 해도 연봉 4억∼5억 원을 벌고 있습니다. 남자 선수들은 투어 10년차 베테랑들도 1억 원을 주는 후원기업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습니다. 프로들의 수입을 결정짓는 대회 수만 해도 여자대회가 남자대회보다 배 이상 많습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대회 수와 투어 총상금도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KLPGA가 최근 발표한 2013시즌 투어 일정에 따르면 대회 수는 역대 최다인 27개로 지난해보다 5개가 늘었습니다. 총상금은 지난해에 비해 33억 원이 늘어난 171억 원이나 됩니다.

반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는 지난해 14개 열렸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1개가 늘어난 15개 정도입니다. 이 계획도 아직 후원기업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을 몇 개 포함한 수치입니다. 국내에서 열리지만 국내선수들이 35∼70명만 제한적으로 출전하는 유럽프로골프투어, 원아시아투어, 아시안투어를 겸하는 대회를 제외할 경우 순수 국내프로들만 참가하는 대회는 고작 4개밖에 안됩니다. 이러니 남자선수들은 대회 수가 많은 일본이나 아시아투어로 나가기 위해 100명 이상이 퀄리파잉스쿨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남녀 선수의 수입 차이 역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자선수 중 33명이 1억 원 이상을 벌었지만 남자선수는 23명에 그쳤고, 상금랭킹 50위인 최한별은 5860만 원을 벌었지만 신용진은 3832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 같은 ‘여성상위’의 비결은 우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활약 덕에 ‘여자프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기업에서 무뚝뚝한 남자선수들보다 여자선수들과 프로암 대회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남자프로들은 새 회장을 중심으로 조용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 3일 남자투어 프로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갖습니다. 세미나의 핵심은 ‘예쁘게 봐 주세요’가 될 것 같습니다. 스폰서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프로암대회에서 아마추어골퍼들에 대한 응대법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남자프로들의 이 작은 변화가 그린에 불어닥친 ‘여고남저(女高男低)’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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