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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4월 03일(水)
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약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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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고추장은 다진 쇠고기를 꿀과 함께 고추장에 넣어 볶은 것으로 비빔밥을 먹을 때에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조선시대에는 일반 백성부터 임금님까지 별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하는데 조선 왕실 마지막 주방상궁인 한희순 상궁(1889∼1972)에 의해 전해진 궁중의 상추쌈 상차림에도 약고추장이 등장한다. 당시 상추쌈 상차림에는 상추를 비롯한 여러 가지 채소 외에 된장을 되직하게 끓여낸 절미된장조치와 병어가 들어가는 고추장찌개인 병어감정, 마른 보리새우 볶음, 쇠고기를 가늘게 채 썰어 윤기 나게 조린 장똑똑이 자반 등이 올랐다. 그리고 여기에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함께 오른 것이 바로 약고추장이다.

약고추장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쇠고기 살코기를 곱게 다져 양념해 볶은 다음 도마에 놓고 다시 한 번 곱게 다진다. 그리고 뚝배기에 이처럼 곱게 다져 볶은 고기와 고추장, 배즙, 참기름을 넣고 한데 섞어 나무 주걱으로 바닥을 잘 저으면서 서서히 볶는다. 중간에 국물이 졸아들면 과즙을 넣어 국물을 보충하면서 볶는다. 걸쭉해지면 꿀과 잣을 넣고 조금 더 볶아 완성한다.

약고추장은 시의전서(1800년대 말)나 조선요리제법(1930년대)에서는 약고추장으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30년대)에는 숙고초장(熟苦草醬)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만드는 법도 조금씩 달랐다. 조선요리제법에서는 약고추장에 대해 ‘고기와 파를 곱게 이겨서 남비에 담고 익혀가지고 다시 도마에 올려놓고 곱게 이겨서 남비에 넣어 생강 이긴 것과 고추장을 넣어 설탕을 넣고 물 치고 기름도 함께 넣고 저으면서 볶나니 빛이 거무스름하도록 볶나니라’며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숙고초장을 오래 두려면 ‘기름과 설탕만 넣어 색이 거무스름하도록 하루종일 볶아서 뜸을 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추장 대신에 된장을 곱게 으깨어 고춧가루를 넣어 같은 방법으로 볶으면 고추장 맛과 같다고 했다.

사실 약고추장 만드는 데 정설은 없다. 요즘에는 약고추장에 호두, 잣, 해바라기씨, 아몬드 등의 각종 견과류를 다져 넣어서 만들어 주먹밥, 쌈밥, 비빔밥 등에 많이 이용한다.

약고추장은 가열로 인해 발효균이 사멸한 만큼 저장성이 높다. 또한 다진 살코기에 갖은 양념과 꿀을 넣어 매콤하면서 촉촉한 단맛이 가미돼 입맛을 돋우는 데도 그만이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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