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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4월 05일(金)
東중국해 정면충돌 땐 전쟁 피할 길 없다
軍이 주도하는 中 - 民이 주도하는 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위험한 이웃, 중국과 일본 / 리처드C. 부시 지음, 김규태 옮김/에코리브르

우리에게 일본이 ‘가깝고도 먼 이웃’인 것처럼 중국과 일본도 ‘가깝고도 먼’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왜 그럴까. 과연 양국이 충돌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까.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대외정책연구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으로 동북아정책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저자는 이 책 ‘위험한 이웃, 중국과 일본’에서 동북아의 두 마리 호랑이인 양국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이유를 짚고, 충돌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사이엔 “두 나라의 군사력을 자석처럼 서로 끌어당기는 마찰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저자는 우선 그 원인을 과거사에서 찾는다. “일본은 1930년대에 중국을 침략해 인명을 살상하고 물질적으로 황폐화한 바 있다. 그 상처는 중국이 국민적 정서를 회복하고 강대국의 옛 지위를 되찾은 오늘날까지도 잊을 수 없는 아픔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긴장을 완화하고 관리하려는 공동 노력에도 중국은 일본이 팽창의 결과를 굳히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莫言)의 장편 소설 ‘붉은 수수밭’도 산둥(山東)성을 배경으로 일본 군대의 잔악상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중국 독자들은 중국인들이 희생당하는 장면을 보며 비분강개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독자투고란에 실린 글은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악감정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일본이 1936∼1945년에 침략 전쟁을 벌여 3500만 명의 애국 동포를 살육하고 막대한 재산을 약탈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본의 팽창이 중국 인민을 약탈함으로써 이룩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빚은 돈으로 갚아야 하고 살인자는 죽음으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중략) 일본은 마땅히 중국 영토가 되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과 일본이 경제와 교역에서는 긍정적인 상호 관계를 유지하지만 안보상으로는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힘든 배경이 되고 있다. 책은 중국과 일본의 안보 관계를 전면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대신 동중국해에서의 상호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이 동쪽 해상에서 해군, 공군, 경비대를 강화하면서 일본과 미국의 작전 수역을 넘나들려 하고 있는 등 이 지역이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군사적 충돌로까지 이어지게 할 만한 쟁점이 두 가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문제이고, 두 번째가 중국의 해안부터 배타적 경제 수역까지 뻗어있는 대륙붕에 대한 권리를 표시하는 경계선 문제이다. 저자에 따르면 대륙붕에 경계선을 정하는 것은 배타적 경제 수역과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제법상의 근거가 다르고 국제연합 해양법조약의 규정이 모호하기 때문에 해석이 상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은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그 하나는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섬 주변에 해저 유전과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추정됐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 섬의 영유권 문제가 경계선 설정 문제 해결과 크게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이들 두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자원에 대한 권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대만 역시 이 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복잡하다. 저자는 대만과 중국의 정치적 대립도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불씨로 꼽았다.

양국의 민군 관계가 대조적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인민해방군이 정책 문제에 대한 발언권과 정책 수행에 대한 재량권이 상당하지만 일본은 반대로 민간 지도층의 영향력이 크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갑작스럽게 긴장 상태가 조성될 때 두 나라 정부가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전쟁의 가능성을 줄이는 방안은 뭘까. 저자는 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에서 자국의 군사력 활동을 제한하는 충돌 방지 장치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다음, 양국은 자국의 안보 딜레마, 관련 기구와 제도, 국내 정치 같은 측면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모든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이런 조치들이 위험한 이웃 간의 충돌 위험성을 줄여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게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와 지리, 정치, 안보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중국과 일본 간의 충돌을 예방하고 줄이려는 예리한 분석과 권고들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한다. 다만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한국의 상황은 거의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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