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에 대한 인내심 한계 달했다”

협박의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안팎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구 언론들은 최근 중국 내의 톤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린폴리시(FP)는 10일 중국 내에서 과거 한국전 참전의 기억은 옅어지고 그 대신 골치 아파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37만5000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홍콩 군사평론가 마딩성(馬鼎盛)은 지난 8일 북한 당국이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하자 웨이보에 “북한은 자신의 주변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마저도 북한이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이 지역과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에 대해 더 두고 볼 수 없는 인내심의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장년층이나 노년층에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니 미국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더 많은 중국인들은 북한의 행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특히 웨이보 등 인터넷 공간에서는 김정은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고 조롱하는 글들이 널리 퍼져 있다. 최근에는 “‘세 번째 김씨 뚱보’(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왜 미친 깡패 짓을 하고 있나. 핵무기는 네가 갖고 놀며 소란 피울 장난감이 아니다. 남들을 위협해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내용의 패러디 노래까지 만들어졌다.

언론들의 톤도 달라지고 있다. FP는 중앙당교 기관지 쉐시스바오(學習時報)의 부편집장인 덩위원(鄧聿文)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북한을 버려야 한다”고 기고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파격적인 내용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중국 관영연론들의 보도 톤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지난 8일자 사설에서 “북한에 외부 원조와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원조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여기자협회 특강에서 “중국은 그간 북한에 대해 인내를 해왔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대북정책이 변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