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포토>‘외출도 못하고…’ 참새들의 둥지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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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 시작한 꽃소식이 내가 사는 숲까지 올라왔습니다. 새들도 번식을 준비하느라 바빠졌습니다. 깃털도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고 울음소리도 한결 매끄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새들의 노래자랑으로 창밖이 시끌시끌합니다. 참새는 지난해에 비해 개체가 부쩍 늘었습니다. 농약에 오염되지 않은 먹이가 많다는 게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수가 늘어난 참새들은 둥지 하나를 놓고 연일 쟁탈전을 벌입니다. 먼저 입주한 녀석들은 외출도 못하고 둥지를 지키고 아직 둥지가 없는 녀석들은 호시탐탐 주인이 외출하기만을 기다립니다.

둥지가 부족한 새들은 베란다 구석이나 환기구에도 둥지를 틉니다. 새 한 마리가 잡는 벌레를 사람이 대신한다면 30만 원이나 든다고 합니다. 잣까마귀는 한 해에 1만5000개의 잣을 숨기고 이 중 30%가 잣나무로 자란다고 하는군요. 번식기를 앞두고 아파트 화단이나 베란다에 먹이를 놓아주고 또 인공 새둥지 하나쯤 걸어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새들을 위한 게 결국 사람을 위하는 일이니까요.

글·사진 = 도연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