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 일렁… 스프레이로 물감 흩뿌린 화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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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3-04-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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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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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등진 채 자연 속 전통적인 삶을 추구하는 애미시마을과 이웃한 미국 펜실베이니아 시골 출신인 작가는 주변의 일상용품을 작업의 소재로 활용했다. 해진 옷을 짜깁기한 퀼트 등 농민들이 전통 수공예에 몰두하듯, 그는 작업실 바닥에 깔았던 부직포, 옷감, 골판지 등을 화판에 덧붙이고 물감을 흩뿌려 영적 이미지를 담아냈다.

그러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한 뒤로 새로운 작업이 시작됐다. 우범지역 속 작업실을 드나들 때마다 건물 벽면에 갱단들이 영토구역을 표시하듯 칠한 낙서가 다음 날 아침이면 말끔히 지워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작품 속으로 얼룩진 벽의 이미지가 들어섰다. 회화를 전공했으나 한동안 콜라주와 도자공법의 조각을 주로 했던 그지만 LA생활 이후 환경이 바뀌면서 회화작업을 재개한 것. 붓 대신 스프레이로 물감을 수차례 칠하고 뿌린 화면은 다양한 색면이 일렁이는 추상화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5월 10일까지 개인전을 여는 스털링 루비(41·사진)는 작가 특유의 스프레이 회화 및 도자기, 브론즈 조각을 선보인다. 작가는 바닥보호용 널판지 위의 물감 자국을 화판에 옮기고, 금이 가고 부서진 도자 조각들을 조합한 도자 시리즈 및 폐기된 가마 연통이며 병 나무조각 등 작업실 현장을 재현한 브론즈 조각 등 ‘리사이클(재활용)’을 집요하게 탐구해 왔다.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캘리포니아 아트센터 컬리지 앤 디자인 출신인 작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전통적인 미니멀리즘과는 대립되는 다층적인 이미지가 중첩된 작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작가는 스프레이 회화에 대해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추상화 같지만 일종의 풍경화”라며 인상파 화가 모네 작품을 염두에 둔 색채라고 소개한다. 전통적인 천조각의 퀼트 작업을 청바지 소재인 데님 작업으로 연결시킨 작가. 그는 자신이 만든 얼룩덜룩한 진패션 차림으로 서울전시장을 찾았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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