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미국 신화 깨부수고 北 인권문제 파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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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저자인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세계적인 정치학자 겸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날린 인물이다. 우상파괴자이자 탁월한 논쟁가인 히친스는 2005년 가을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가 함께 조사한 ‘100대 공적 지식인’ 독자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위르겐 하버마스가 7위, 앤서니 기든스가 39위였으니 세계 지식인 사회에서 차지한 그의 위상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이 책은 그의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선집이자 다섯 번째 선집이다.

한국어판 ‘논쟁’은 그의 선집 ‘ARGUABLY’를 두 권으로 분권한 것 가운데 첫 번째 책으로 그의 마지막 숨결까지 담겨 있다. 식도암으로 의사로부터 기껏 1년 정도밖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그는 이 책에 실린 글 중 일부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투병 중에 썼다. 그리고 2011년 6월 26일 서문을 쓴 뒤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그해 12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책은 그가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들을 엮었다. 미국의 신화를 깨부수고 미국의 선의를 의심하며 미국의 정치를 비판하는가 하면 오리엔탈리즘, 베트남 신드롬, 북한의 인권문제에서 여자와 유머까지 다양한 주제를 촌철살인의 필치로 더듬는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