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플래넘 2013>中에 대북압박 강화 요구는 한·미의 일방적인 희망사항

“중국이 지금보다 대북압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국에 대북압박을 더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한·미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동북아 핵’ 세션에서는 북핵·대북정책에서 중국 역할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한·미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북압박이 더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은 반면, 중국 전문가들은 북핵문제를 남북, 북·미 관계에서 접근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론에 날을 세웠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북한을 정상국가(normal state)로 생각해야 하는데 아직 그 지점까지 가지 못한 것 같다”며 “중국이 대북정책에 더 적극적으로(active) 나오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지금 워싱턴에서는 중국이 북한 도발 행위에 지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북한이 핵포기 의사가 없다는 게 명확해졌기 때문에 한·미는 북한의 말이 아니라 ‘행동’에 근거해 이에 대응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판젠창(潘振强) 중국개혁개방포럼 상급고문은 “북핵 문제는 단순한 핵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남북, 북·미 관계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중국에 대북 압박을 강화하라는 요구는 너무 단순한 데다 일방적 희망사항(wishful thinking)일 따름이다”고 말했다.

한·미와 중국 전문가들은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판 상급고문은 “동북아의 비핵지대 구상에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도 모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토비 달턴 미국 카네기재단 부국장이 “비핵지대에 중국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은 5대 핵보유국 중 하나”라고 답했다.

신보영·김다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