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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5월 10일(金)
함께 잘사는 기업… ‘종업원 소유제’가 대안이다
‘돈보다 가치’ 사회적 사명에 우선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 / 마조리 켈리 지음, 제현주 옮김 / 북돋움

이 책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활발하게 거론돼온 대안경제의 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금융자본의 횡포를 고발하고, 이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또한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경고와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같은 주장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 ‘소유’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유 문제를 거론한다면 사적 소유(자본주의)와 국가 소유(공산주의)의 이분법적 발상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저자는 이 같은 발상 자체를 19세기적인 구태의연한 사고로 치부한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소유가 야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정확한 대안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소유 형태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공익을 위한 사적 소유’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사회적 기업’ 역시 한 예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로서 기능하면서 사회적 사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기업 말이다.

또한 협동조합이나 종업원 소유 기업, 정부 지원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소유 모델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이 같은 소유 모델들은 일관된 하나의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조직의 공통된 형태를 통해 인류 및 생태 공통체의 생생한 고려 사항들을 재산권과 경제 권력의 세계에 반영코자 하는 것’이다. 이를 저자는 ‘생성적 소유구조’라고 명명한다. ‘생성적(generative)’이란 생명의 영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생성적 경제는 근본적으로 해로운 결과물보다는 유익한 결과물을 내놓는 경향을 띤 경제다.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다.

이와 대조되는, 오늘날의 지배적인 소유 구조를 저자는 ‘추출적(extractive) 소유 구조’로 부른다. 물리적, 금전적 추출물을 최대화하려는 것이 이 경제구조의 목표다. 지구로부터 화석 연료를 추출하는 과정, 경제로부터 금전적 부를 추출하는 과정이 그 축을 이룬다. 저자에 따르면, 추출적 소유는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목표인 반면 생성적 소유는 삶을 위한 목적을 갖는다.

단순히 여기까지라면, 이 책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탁상공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을 법하다. 이 책이 정말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대안은 있다’며 그 구체적 현장들을 직접 발로 뛰면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설파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이미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수많은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가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10여 개의 사례들은 모두 금전적 이익을 늘리는 게 아니라 삶 자체에 맞닿은 목표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현장들이다.

그 중 하나의 예. 영국 최대의 백화점 체인 존루이스 파트너십(JLP)은 백화점 35개와 식료품점 27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은 82억 파운드(약 134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대형 기업이라면 당연히 상장된 주식회사일 것으로 짐작하겠지만, JLP의 주식은 시장에서 아무나 살 수 없다. 7만6500명 직원이 100% 지분을 소유한 종업원 소유 기업이기 때문이다. JLP는 ‘직원의 행복’을 기업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직원들은 매해 이익을 공유하며, 회사 경영에 대해 공식적인 발언권을 가진다. 종업원 소유제는 JLP의 성공에 가장 큰 동력이었다. 영국 주요 유통 경쟁사들의 20년간 성과를 분석한 조사 결과, JLP는 경쟁사와 대비해 뛰어난 이익률과 생산성을 보였다.

저자는 이처럼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도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돈보다 가치 있는 다른 일’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행복하게 사는 것, 진심으로 사는 것,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공동체 안에서 잘 살아가는 것,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남겨두는’ 것이 그런 일이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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