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용선(오른쪽 세 번째) 서울시설공단 이사장과 공단 임직원들이 10일 인천 강화군 양도면 삼흥리 달빛동화마을 마을회관 앞에서 벽돌로 길을 새 단장하고 있다. 강화 = 임정현 기자 theos@munhwa.com
10일 오전 인천 강화군 양도면 삼흥리 달빛동화마을 마을회관 입구. 한쪽에선 벽돌을 자르고 한쪽에선 잘려진 벽돌로 보도블록 길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이 마을과 1사1촌 결연을 맺은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이 이른 아침부터 벽돌을 두드려 벽돌 사이 틈을 없애며 보도블록 길을 완성해 가고 있었다.
자갈이나 잡석이 깔려 있던 마을회관 앞길은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의 손길이 닿자 말끔한 45m 보도블록 길로 새 단장됐다. 이용선 서울시설공단 이사장도 이날 함께 나와 직접 보도블록 길 만들기에 동참했다.
“이사장님 솜씨가 좋으신데요”라는 직원들의 칭찬에 이 이사장은 “내가 한 곳은 재시공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멋쩍어했다. 지난해 6월 이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 세 번째 방문이었는데 이 이사장은 모두 참석할 정도로 1사1촌 활동에 열성적이었다. 그때마다 박관수 노조위원장도 늘 참석했다. 노사가 함께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봉사활동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이한 점은 보도블록 길이 전문가들이 만든 길처럼 반듯했다. 중간엔 마을회관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잘 내려가도록 보도블록 길 한 부분을 오목하게 만들 정도로 세심한 배려까지…. 전문가들이 만든 길과 진배없었다. 허명선 시설공단 공사관리본부장은 “시설공단이 서울시내 이곳 저곳 시설물 관리감독을 하다 보니 담당 직원들이 3일가량 충청지역 보도블록 전문 교육기관에서 직접 시공해 보는 교육을 받는다”면서 “어떻게 시공하는지 알아야 관리감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설공단 임직원들은 벽돌을 자르는 커터기, 길을 평평하게 다지는 플레이트콤팩터 등 다양한 장비들을 대거 동원해 완벽하게 보도블록 길을 만들었다.
같은 시간 마을 입구 허름한 집 앞에서 만난 윤옥희(82) 할머니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시설공단 직원들이 전기 시설과 지붕 수리를 해주어 너무 고마운데 달리 표현할 길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윤 할머니는 “구멍 난 지붕을 다 고쳐 줬어”라며 “전기도 다 만져줘 텔레비전도 잘 나와”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너무 좋아서 지난밤에는 잠까지 설쳤다고 했다. 사실 시설공단 직원들은 하루의 봉사활동만으로는 보도블록 길을 만들거나 집수리가 불가능하자 이미 이틀 전부터 틈틈이 내려와 마을회관 앞길 평탄화 작업이며 집수리 기초공사를 해 왔던 것이다.
윤 할머니를 만난 이 이사장이 더 필요한 게 없으시냐고 묻자 “29세 때 첫아이를 낳고 남편과 사별했을 때 친정아버지가 지어준 집”이라며 “소중한 집을 고쳐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더 필요한 게 뭐 있겠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윽고 윤 할머니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화장실을 가는 모습을 보던 이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기회가 되면 할머니 화장실 하나를 만들어 드리자”고 제안했고, 직원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윤 할머니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고 했다. 시설공단 총무안전팀 이재훈(48) 씨는 “지난겨울 우박이 떨어져 플라스틱 천장 지붕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나무 기둥으로 간신히 천장을 떠받들고 있는 데다 어두컴컴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시설공단 직원들은 나무틀을 짜 지붕을 높이고 햇볕이 잘 들도록 반투명 플라스틱 지붕으로 교체해 시공했다.
또 다른 시설공단 직원들은 텃밭 비닐씌우기에 투입됐다. 고구마밭에 이랑 위를 비닐로 덮고 그 위에 흙을 덮는 작업이다. 잡초가 나지 않도록 비닐을 덮고 비닐이 바람에 날려 펄럭이며 찢겨지지 않게 흙을 덮는 것이다. 시설공단 글로벌센터팀 한상학(46) 팀장은 “주말농장에서 가끔 삽을 잡아 봤던 게 도움이 된다”면서 연신 흙을 떠다 덮었다.
마을 농산품은 시설공단 직원들의 식탁에도 올라간다. 이곳에서 생산한 쌀을 구매해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결연 이후 3300만 원어치의 쌀을 구매했고, 수박도 150여만 원어치를 구입하는 등 실질적으로 농가 소득이 증대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강화 =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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