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파문 일파만파>尹, 미국 스스로 갈까 안갈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파문’과 관련, 윤 전 대변인이 ‘사건현장’인 미국으로 갈지 여부도 이목이 집중되는 포인트 중 하나다. 일단 미국 측이 국내 검찰과의 공조 속에 체포영장 발부 방식으로 윤 전 대변인을 강제구인해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상대국에 요청해 신병을 넘겨받으려면 1년 이상의 자유형(징역·금고·구류)이나 그 이상 중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 혐의자여야 한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이번 사건을 경범죄 성추행(Misdemeanor sexual abuse) 사건으로 분류했으며, 미국의 관련 법률에 따르면 경범죄에 대해 1000달러 이하의 벌금 및 6개월 구류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피해 여성을 호텔방으로 불러 알몸으로 엉덩이를 만졌다는 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범죄가 아닌 강간미수 등 중죄가 되기 때문에 신병 인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윤 전 대변인이 스스로 미국으로 가서 조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낮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서 도망치다시피 귀국했으며, 현재 성추행 의혹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는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그가 자기 발로 미국행을 택하기보다는 변호사 선임 문제 등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미국행을 차일피일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윤 전 대변인이 미국으로 가게 된다면, 미국 사법당국이 한국 외교·법무 채널을 통해 윤 전 대변인 소환장을 보내 오는 것을 응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그가 미국으로 직접 가지 않고 미국의 공조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 수사당국이 직접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미국 측에 보내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