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안은진 기자 eun0322@
‘당신의 스마트폰은 안녕하십니까?’ 바야흐로 ‘손 안의 혁명’ 스마트폰 전성시대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미 3500만 명을 넘어섰다. 지하철을 타면 실감할 수 있다. 출근하면서 영화도 보고 야구 중계도 본다. 그런데 최첨단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 대부분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스마트폰은 작은 개인용 컴퓨터(PC)라서 언제든지 해킹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고 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해킹 수법은 훨씬 더 다양하고 지능화되고 있다. 과거 어눌한 말투로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요청하던 보이스피싱은 이제 귀엽기까지 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자칫 잘못 사용하면 해킹은 물론 도청까지 쉽게 당할 수 있고, 자신도 모르게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리면서 수십 만 원을 순식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22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기는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자녀의 신변이 위험하다는 거짓말로 금전을 가로채는 등의 보이스피싱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피해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대신 스마트폰을 통한 파밍(Pharming)과 스미싱(Smishing) 등 신종 범죄가 생겨나고 있다.
파밍은 PC나 스마트폰에서 금융기관과 똑같이 꾸민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금융 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기기가 악성 코드에 감염돼 금융 사이트 주소를 입력해도 가짜 사이트로 연결되거나, 금융 사이트 주소와 유사한 주소(URL)로 이용자의 눈을 속이는 방법이 동원된다. 범죄자들은 획득한 정보를 이용해 대출이나 계좌이체를 통해 금전적 피해를 입힌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ing)을 결합한 말이다. 호기심을 끌만한 내용의 SMS나 모바일 메시지와 함께 악성코드를 삽입한 URL을 보내 이용자가 링크된 주소를 열면 몰래 악성 앱이 설치돼 휴대전화 소액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휴대전화 명세서를 볼 때까지 결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불특정 다수를 노린 수법이어서 피해 규모가 큰 편이다.
최근에는 스파이앱을 통한 이른바 ‘좀비폰’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악성 앱을 사용자 몰래 설치하는 것으로 기본 원리는 스미싱과 비슷하다.
그러나 일단 이렇게 좀비폰이 되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통화 내역이나 문자 내용을 악성 앱에 연결된 PC로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다. 저장된 사진을 모두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통화 내용도 녹음해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전통적 도청 방법은 아니지만 실질적 차원에서 보면 도청을 당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중국에서 이같은 스파이앱을 구입해 유포한 범죄자들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붙잡히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이 이같은 해킹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출처가 불분명한 앱도 설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의 iOS를 사용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으면 어떠한 앱도 설치할 수 없어, SMS 등을 통해 전송된 URL을 눌러도 악성코드가 설치되지 않는다. 애플의 폐쇄적인 운영 정책이 오히려 스마트폰 보안에는 도움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라면 출처가 불분명한 앱은 설치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스마트폰 설정 화면에서 ‘알 수 없는 출처의 앱 설치’ 옵션을 비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이동통신사에 요청해 통상 30만 원 한도로 설정된 소액 결제 한도를 낮추거나 아예 서비스를 받지 않는 것도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다. 이밖에 각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스미싱 방지 앱을 설치하거나 보안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백신을 받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TV 이용자가 늘면서 스마트TV에 대한 해킹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TV를 해킹해 시청자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스마트 TV로 홈쇼핑을 이용할 경우 주문번호를 바꿔치기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인 ‘티비싱(Tvishing)’도 주의가 요구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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