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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5월 23일(木)
B1A4 “어깨 너머로 조금씩 작곡 배웠는데 이젠 자신감 붙어 다양한 실험도 해”
미니음반 낸 ‘B형 1명 A형 4명’ 뮤지션 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아이돌 그룹은 깊이 있는 음악 얘기에 서툰 경우가 많은데, B1A4는 달랐다. 1시간이 넘게 사운드니 변주니, 작법에 대해 꽤 진지한 얘기가 오간 뒤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자, “벌써 끝났느냐”며 “더 하자”고 어린애처럼 졸랐다. 이런 아이돌 그룹은 처음 봤다. 바로, 산들, 공찬, 진영, 신우로 구성된 5인조 그룹 B1A4는 기존 그룹과 ‘아이돌’이라는 틀에서 형식적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 모든 곡을 만든다는 점에서 ‘뮤지션’에 가깝다. 최근 내놓은 4번째 미니음반 ‘이게 무슨 일이야’도 그들의 머리와 심장이 만들어낸 협동정신의 결과물이다.

“음반을 낼 때마다 곡을 직접 쓰니까, 더 신중해지고 상의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타이틀곡도 한 번에 정하지 않고, 멤버들과 상의해서 고르죠. 곡도 멤버 모두 만족하지 않으면 여러 번 고치기 일쑤예요.”(진영)

B1A4는 혈액형 중 B형 멤버가 한 명, A형 멤버 4명으로 구성된 팀(‘비원에이포’로 읽는다)이다. 2011년 4월 데뷔했으니, 올해 만 2년을 갓 넘겼다. 그 사이, 이들은 ‘초딩’들의 우상으로 단박에 떠올랐고, 20·30대 젊은 팬층도 두껍게 확보했다. 팬클럽 카페 회원수만 13만 명을 넘어섰다. 데뷔 1년여 만에 가진 단독 콘서트는 예매 5분 만에 8000장이 매진되기도 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에서 만난 이들에게서 예사롭지 않게 뻗어가는 고공 인기의 흔적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써봤다.

자세히 보니, 선과 각이 또렷한 조각형 미남도 아니고 각종 끼와 재능으로 똘똘 뭉친 만능 엔터테이너도 아니다.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듯한 앳된 얼굴 속에 그려진 단 하나의 흔적, 그것은 음악이었다. 이들은 음악 얘기를 무척 좋아했다. 단순히 음악의 껍질을 만지작거리는 선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껍질을 깨부수고 내용물을 다 건져낸 뒤 ‘더 무엇이 없을까’ 호기심 충만한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싶어했다. 타이틀곡 설명은 그 시작이었다.

“타이틀곡 ‘이게 무슨 일이야’는 처음엔 센 록이었는데, 나중에 사운드를 부드럽게 만들었어요. 아이돌 음악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모든 분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사운드를 구사했죠. 록으로 출발했지만, 현악기를 도입하는 색다른 시도도 병행했어요.”(B1A4)

가사는 멤버들이 조금씩 나눠 만들지만, 멜로디는 리더 진영이 도맡는다. 진영이 작곡부터 편곡, 프로듀싱의 총괄 책임까지 맡다보니, 그에게 주어진 책임과 역할이 적지 않다. B1A4의 모든 음악적 감각과 스타일, 사운드와 악기 구성은 진영으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팀 결성 때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곡을 혼자 쓰며 아이돌의 자생화를 모색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멤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이유로 어깨 너머로 작곡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처음 만든 곡이 ‘블링걸’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자신감을 갖고 계속 곡을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니, 편곡도 하게 되고, 사운드에 다채로운 시도도 하게 됐어요.”(진영)

이 팀이 놀라운 건 단지 작곡과 편곡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과정에 여러 아이디어를 심어 실험과 모험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사 전달력이 또렷한 창법을 위해 멤버들에게 준비된 녹음 반주가 따로 건네지고, 이들은 각각 디렉터가 돼 자신의 음악을 설계한다. ‘나 같으면 이렇게 부를 텐데…’하는 방식을 도입해 최적의 보컬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엔 난감했는데, 직접 해보니까 상상도 못할 만큼 잘됐어요. 각자의 센스가 제대로 발휘됐다고 할까요?”(산들) “데뷔 때는 고집이 강했어요. 다른 래퍼와 다른 저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집을 부렸는데, 이 방식을 이해하고 나서 랩을 부드럽게, 또는 읊조리듯 소화하는 게 가능했어요.”(바로)

‘굿 러브’(Good Love)를 들으면 이들이 개척하려는 또 다른 영역의 한 부분이 읽힌다. 이들은 그렇게 이 음반에서 전보다 더 세련되고 다듬어진 선율로, 치기 어린 장난에서 성숙한 어른의 의젓함을 투영하고 있었다. “악기를 많이 사용하다보니, 피곤해져서 하나씩 힘을 빼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노래를 연기하듯 불러야 하는 부담감이 여전히 존재해요.” 이제 겨우 데뷔 2년을 넘긴 신인 아이돌의 입에서 20년간 숙성된 뮤지션이 깨달을 법한 ‘음악의 길’이 쉴새없이 터져나왔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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