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法’ 논란 확산>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금융판 新연좌제” 비판 고조

  • 문화일보
  • 입력 2013-06-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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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제 강화’를 골자로 한 법률제·개정안을 둘러싸고 ‘신종 연좌제’란 논란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의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는 과잉 규제, 위헌 가능성 등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제·개정안들은 현행 은행업(은행·저축은행)의 인허가 또는 대주주 변경 승인에 국한돼 있는 대주주 자격심사를 카드사와 보험, 생명 등 비은행권 금융회사로 확대하는 동시에 ‘주기적으로’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금융회사의 대주주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인(6촌 이내 혈족, 계열사 등)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의결권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 6개월 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 초과 지분에 대한 처분 명령을 내려 대주주 자격을 강제로 박탈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자격심사 대상에 대주주의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것은 심사대상이 불분명해짐에 따라 상당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특수관계인의 위법 행위로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회사 경영과 무관한 주주의 행위 때문에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는 ‘금융판 연좌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정상적인 경영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손해까지도 법률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배임죄를 적격성 상실 사유로 포함한 데 대해 “지나친 경영활동 제약일 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경쟁제한으로 외국 자본과의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주주 주식의 강제매각을 가능하게 한 조항은 헌법상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대주주의 자격심사는 권고사항에 그치거나 영국의 경우처럼 행정기관이 아닌 법원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들 법안이 발의된 계기가 저축은행 사태에서 나타난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라면 이를 감시한다는 취지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경영활동에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조항들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김기식 민주당 의원 등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제정안 외에 관련 법안들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들 법안은 통과될 경우 총 51개에 달하는 관련법(금융관련법 49개,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에 적용되는 까닭에 상임위 내부에서도 “금융회사 경영과 무관한 법령까지 포함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관련규정을 대폭 완화한 대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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