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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3년 06월 21일(金)
미·유럽 “합법적 결혼” VS 阿·중동 “불법…사형까지”
‘동성애 허용’ 엇갈린 세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당신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하거나 신문 1면에 얼굴과 이름, 주소가 공개된다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수십 년간 살아온 마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것도 모자라 이웃들이 집에 불을 질러 죄 없는 동생과 어머니가 숨졌다면? 이는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허구가 아니라 우간다라는 작은 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이처럼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도덕적, 종교적으로 비난받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동시에 정부로부터 법적 처벌을 받아 마땅한 ‘범죄자’로 취급받는다는 의미다.

◆ 동성애를 둘러싸고 두 개로 분열된 세계

최근 동성결혼 열풍이 유럽과 미국 대륙을 휩쓸고 있다. 프랑스가 지난 5월 18일 동성결혼을 허용한 이후 전 세계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는 나라는 14개국으로 늘어났다. 주별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조만간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이며 영국에서는 내년쯤 동성결혼 허용 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유럽 등지의 16개국에 거주하는 성인 1만24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편 지구 반대쪽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동성애협회(ILGA)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93개국 중 78개국이 동성애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국가들은 동성애자에게 구금형이나 태형, 징역형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형벌에서부터 종신형과 사형에 이르는 중형을 내릴 수 있도록 법에 규정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동성애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감은 지난해 퓨 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39개국의 3만76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아프리카의 경우 나이지리아 응답자의 98%, 가나·세네갈·우간다의 96%, 케냐의 90%가 동성애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유럽 및 중동과 교류가 깊은 북아프리카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집트의 95%, 튀니지의 94%가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중동 지역의 경우에도 요르단 응답자의 97%, 팔레스타인의 93%, 레바논의 80%, 터키의 78%가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했다.

◆ 아프리카, “동성애자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땅”

아프리카 대륙의 동성애 혐오증 뒤에는 동성애를 아프리카의 전통적 가치와는 배치되는 것이자 서방세계로부터 들어온 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동성애자들 간의 성행위가 아프리카 대륙의 고질적인 문제인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확산시킨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아프리카 지역 일부를 장악한 보수 기독교계 인사들의 동성애 반대 입김도 거세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간다에서는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최고 사형에까지 처할 수 있는 법안이 의회에 2009년 9월 제출돼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의견에 부딪쳐 현실화되지 못했다가 최고형을 종신형으로 한 단계 낮추는 등 내용이 일부 개정돼 다시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말라위에선 동성애자에게 최고 14년형을 선고할 수 있으며 실제로 2010년 남성 동성애자 커플이 약혼식을 치렀다는 이유로 법정에 세워지기도 했다. 동성애자에게 최고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잠비아에서는 5월 12일 21세 동갑 남성 동성애자 두 명이 사회질서 교란혐의로 체포됐다. 짐바브웨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동성애자에 대해 “개, 돼지만도 못하다”며 “인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라고 공공연하게 비난한 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이들이 해외로 도주해 난민으로 살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2011년 나이지리아인 남성 동성애자를 난민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이 나왔으며 2012년 5월 우간다 국적의 여성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최근 아프리카 현지 인권 단체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을 순방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세계가 이 지역의 성적소수자 문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이슬람권, “동성애는 신이 창조한 자연적 질서에 반하는 것”

동성애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도가 절대 다수인 중동 및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동성애 혐오 경향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퓨 리서치센터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성애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종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가 개인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관용적 태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르면 동성애는 태형·구금형은 물론 최대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이란, 수단, 모리타니 등 다섯 개 국가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법에 따라 동성애자에 대한 사형을 제도화하고 있다. 1979년 이래 이들 국가에서 4000여 명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처벌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모로코, 리비아, 튀니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동성애는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불법적인 범죄 행위다. 이집트 등 몇몇 국가의 경우 동성애에 대한 직접적 처벌조항이 없다 하더라도 다른 법률을 이용해 동성애자들을 탄압하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2001년 당시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조항이 없던 이집트에서는 게이 클럽에서 춤을 추던 남성 50여 명을 체포해 그중 21명을 ‘종교에 대한 모독’ ‘퇴폐적 행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인터넷의 보급과 표현의 자유를 추구했던 아랍의 봄의 영향으로 중동 내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동성애자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추세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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