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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6월 24일(月)
갈수록 초라해지는 시청률 왜?
지상파 드라마 ‘본방사수’ 사라졌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왼쪽부터 ‘오로라 공주’ ‘못난이 주의보’ ‘여왕의 교실’ ‘최고다 이순신’.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웬만한 드라마는 한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MBC 일일극 ‘오로라 공주’와 SBS 일일극 ‘못난이 주의보’는 각각 9%(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10%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KBS 2TV의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은 5.3%에 그쳤다.

수목드라마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BS 2TV의 ‘천명’은 8.9%, 톱탤런트 고현정의 복귀로 관심을 모았던 MBC ‘여왕의 교실’도 7.9%를 기록, 한 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상파의 간판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주말극은 어떤가. KBS 2TV ‘최고다 이순신’은 25% 전후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첫 방송부터 20%의 시청률은 따고 들어간다는 KBS 주말극의 속성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방송 6회 만에, ‘내 딸 서영이’는 8회 만에 30% 시청률을 돌파한 뒤 줄곧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길게 잡아 시청률을 비교해 봐도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하락은 두드러진다. 2003년 6월 3일 지상파 3사 월화극 시청률 합계는 50%였던 반면, 2013년 6월 3일 지상파 3사 월화극 시청률 합계는 23%에 불과했다.

이 같은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하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IPTV를 비롯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보급으로 방송 수신 기구가 다변화한 것. TV 본방송 시청에서 케이블 채널의 재방송, 인터넷 다시보기, 모바일 다시보기, 영상 파일 다운로드 등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굳이 제 시간대에 TV 앞에서 드라마를 봐야 하는 ‘본방사수’가 없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국어국문학) 충남대 교수는 “매체 환경의 변화로 10대, 20대 젊은층의 본방사수가 없어지면서 드라마 전반이 늙어가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에 실망한 젊은 시청자들이 케이블 채널의 장르 드라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CJ E&M 등의 관련 케이블 채널들의 약진은 눈에 띈다. 소재나 내용 면에서 다양성을 모색하고 반(半)사전 제작 시스템 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종영된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방송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힌다.

여기에 추억의 군대 에피소드를 담은 tvN의 ‘푸른거탑’, 검거확률 10% 미만의 사건들만 수사하는 특수사건 전담반의 수사 과정을 그린 OCN의 ‘특수사건전담반 TEN 2’, 케이블 최초의 뮤직드라마인 tvN의 ‘몬스타’ 등도 호평을 받고 있다.

케이블의 약진과 함께 종합편성 4개 사의 합류도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매체가 늘어나면서 지상파 방송들은 축소된 시청률 파이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방송사들의 안일한 편성·기획도 시청률 하락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족드라마를 내세우면서 ‘출생의 비밀’ 이야기가 등장하고 가족 간의 갈등, 대립에 이어 화해하며 끝을 맺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개그콘서트’ 등 예능 프로그램들도 소재 빈곤에 허덕이거나 기존의 흥행 코드를 답습해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출생의 비밀이나 ‘막장’ 등 기존에 검증된 코드를 적절히 조합해 쓰는 안일한 제작태도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탈하고 있는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절실한데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담보하고 있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드라마를 양산하고 있다”며 “단막극은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고 장르 실험을 할 수 있는 훌륭한 토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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