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7.6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공연·전시
[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6월 25일(火)
삶의 끝에서 만난 두 노인 “자네와 함께라서 행복했네”
극단 실험극장의 올 첫 작품 ‘배웅’… 내달 7일까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인생의 황혼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노후를 안락하게 보낼 수 있는 재산이나 옆에서 지켜주는 가족을 꼽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돈과 가족만이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보루일까? 어쩌면 ‘말이 통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 아닐까. 삶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노인들의 심리를 정밀하게 파헤친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오는 7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하는 연극 ‘배웅’이다. 연극은 병상에서 인생의 마지막 길을 준비하는 70대 두 노인의 일상을 통해 말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가족도, 돈도 아닌 바로 ‘친구’다.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끊임없이 아웅다웅하면서도 그 누구보다도 서로의 마음을 빈틈없이 읽어내는 친구야말로 노후의 가장 큰 자산임을 연극은 웅변하고 있다.

무대는 병상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병원의 한 입원실. 한 병상을 차지하고 있는 봉팔은 오랜 기간 병원을 제 집처럼 여기며 입원 환자로 살아왔다. 그 병실에 새로 노인 한 명이 들어온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후 하나밖에 없는 딸을 출가시키고 홀로 살아오다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게 된 순철이다.

전직 국어교사인 순철과 외항선 선장이었던 봉팔은 전혀 다른 삶의 이력만큼 성격도 정반대다.

인생길에서 한 번도 만날 인연이 없었던 두 노인이 삶의 마지막 시간을 한 병실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또 아웅다웅하면서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

연극 ‘배웅’은 극작가 강석호 씨의 14년 전 작품. 민복기 씨가 이를 각색, 연출해 무대에 올렸다. 민 연출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친구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면서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 모두 아쉽고 쓸쓸하지만 그래도 삶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에선 무엇보다 봉팔과 순철 역을 맡은 오영수·이영석 두 배우의 열연이 돋보인다. 특히 오영수 씨는 역시 노인문제를 다룬 연극 ‘3월의 눈’에서도 호연을 펼친 바 있다.

이번 작품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오 씨는 “연극 ‘3월의 눈’이 모든 것을 다 던져주고 삶에서 물러나는 노인을 그리고 있다면 ‘배웅’은 존재하려고 하지만 점차 밀려나는 노인을 그리고 있다”면서 “두 작품 모두 결국엔 ‘외로운 노인’의 삶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 씨는 특히 “‘3월의 눈’이 20∼30대 관객에게도 어필했던 것처럼 이 작품도 젊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며 “이런 연극을 통해 세대 간에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영석 씨는 “실제로 딸이 둘 있는데, 내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며 “물론 극 중 역할과 실제 삶은 다르지만 아버지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극 ‘배웅’은 극단 실험극장의 올해 첫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1960년 창단 이후 ‘에쿠우스’ ‘휘가로의 결혼’ ‘아일랜드’ ‘신의 아그네스’ 등 명작들을 통해 정통 연극의 뿌리를 굳게 지켜온 실험극장은 국내 창작극의 발굴에도 힘을 쏟아 왔다. 이한승 대표는 “연극 ‘배웅’은 실험극장의 작품 계보에 결코 뒤지지 않을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 작품이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실험극장의 레퍼토리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영수·이영석 외 강동수·송유현·오경선 등 출연. 02-889-3561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대검 “추미애, 尹수사지휘권 박탈은 위법”
▶ 유명 야구인 아들 수억대 사기행각…피해자 목숨 끊어
▶ “팀닥터, 최숙현 자살하게 만들 수 있단 식으로 말했다”
▶ 양기대 “박지원, DJ 잘 봐달라며 정치부장에 무릎꿇어”
▶ 권민아는 왜 폭로했나… ‘합숙생활’이 키운 K팝 그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중학생 5명이 집단 폭행” 초등생 ..
‘콘돔 끼우기’ 시연하려던 남녀공학 교..
중국 네이멍구서 흑사병 환자 발생…..
“지금이라도 사는 게 맞나”… 빗발치..
‘검찰 장악’은 독재 완성의 길목
topnew_title
topnews_photo 정은경 “증식 잘되고 감염부위와 결합 잘해 전파력 높을 것으로 추정”526건 유전자 분석 결과 이태원클럽-광륵사 등 333건서 GH 그룹 검..
mark양기대 “박지원, DJ 잘 봐달라며 정치부장에 무릎꿇어”
mark권민아는 왜 폭로했나… ‘합숙생활’이 키운 K팝 그늘
대검 “추미애, 尹수사지휘권 박탈은 위법”
‘특임검사 필요’ 검사장 의견 공개한 윤석열…최종..
“팀닥터, 최숙현 자살하게 만들 수 있단 식으로 말..
line
special news 손예진, 할리우드 진출한다…이선균 합류도 관심
앤드루 니콜 신작 ‘크로스’ 세부 논의 중배우 손예진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소속사 엠에스팀엔터테인먼..

line
유명 야구인 아들 수억대 사기행각…피해자 목숨 ..
美송환 피한 손정우 1년2개월만에 석방…추가 처벌..
이해찬 “靑·政이 정책 결정뒤 요청하는 黨政협의 받..
photo_news
‘시네마천국’ ‘황야의 무법자’ 영화음악 거장 모..
photo_news
‘물리학자’에서 ‘헐크’로 변신한 디섐보, PGA ..
line
[전지적 문화 시점]
illust
‘블랙핑크 스타일’ 글로벌 名品이 되다
[자동차]
illust
잘 빠진 N라인 꿈꾼다… 현대車의 ‘고성능’ 승부수
topnew_title
number “중학생 5명이 집단 폭행” 초등생 신고…경..
‘콘돔 끼우기’ 시연하려던 남녀공학 교사 학..
중국 네이멍구서 흑사병 환자 발생…조기경..
“지금이라도 사는 게 맞나”… 빗발치는 문의
hot_photo
양키스 다나카, 스탠턴 강습 타구..
hot_photo
우혜림·신민철 웨딩마치…“예쁘게..
hot_photo
다저스 프라이스, 142억원 포기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