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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3년 07월 01일(月)
장애·노숙인들과 건져올린 ‘고물 노다지’
<19> LG전자·화학-강산리싸이클링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지난 6월 27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강산리싸이클링에서 직원들이 폐가전제품 분리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성남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행복을 나누는 따뜻한 기업.’ 지난 6월 27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있는 예비사회적기업 ㈜강산리싸이클링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회사 안내 문구다. 이 회사는 폐지, 고철 등 각종 물품들을 재활용하는 업체다. 말이 재활용이지 쉽게 표현하면 ‘고물상’ 인 셈이다. 이런 업체가 어떻게 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부터 들었지만 취재를 해나가면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12월 설립된 이 회사는 2011년 11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이 회사는 직원 13명 중 76%인 10명이 장애인, 노숙인, 한부모가족 등 사회취약계층이다. 당연히 회사 설립 초기 상황은 간단치 않았다. 20년 가까이 재활용업체를 운영하다 실패한 뒤 재기에 나섰던 이 회사 김병국 대표는 “다시 시작한다는 의욕은 넘쳤지만 자금 등 모든 것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지난해 5월 LG전자와 LG화학의 사회적기업 지원대상에 오르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LG 측으로부터 8000만 원을 무상 지원받았다. 이 돈으로 5t 집게차를 새로 구입했다. 새 차량이 들어오자 작업 능률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회사 사정으로 3개월가량 일을 하지 못했지만 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LG 측은 올해도 이 회사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70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김 대표는 이 돈으로 곧 굴삭기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5월 말 현재 매출액은 7억여 원으로 지난 한 해의 매출액에 이르렀다.

LG는 이 회사에 대해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친환경 분야 월간세미나, 경영일반 교육, 해외탐방 연수, 마케팅 교육, 폐가전 물량에 대한 입찰 기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또 LG전자 노동조합은 이 회사의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고 작업 능률을 최고로 올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 또 성남시의 도움으로 살림의 경제 한마당, 사회적경제인 워크숍 등에 참여함으로써 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가 사회적기업으로서 주목받는 것은 이 같은 각계의 지원을 통해 성장을 하자 남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 한쪽에는 컨테이너 박스로 된 조그만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회사를 방문하는 폐지수거인 등에게 매일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손수레를 끌고 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 트럭에 폐지와 고철 등을 싣고 오는 거래처 직원들까지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고 있다. 많을 때는 50여 명이 식사를 하기도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폐지를 모아 오는 어르신들이나 거래처 직원 등이 모두 힘들게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식당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 회사는 인근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자광원과 자매결연 협약을 맺어 정기적인 후원과 청소 및 배식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협약을 체결해 지난해 7월부터 헌 교과서 모으기 운동의 수거대행업체로 활동했다. 이렇게 모은 헌 교과서만도 1000t 규모로 1000만 권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아진 책들은 해외에 있는 우리 교포 학생들에게 보내져 한국을 이해하는 학습교재로 쓰인다. 또 이 회사는 성남시와 협약을 통해 지역 노숙인 쉼터 ‘내일을 여는 집’에 오가는 노숙인들을 일용직 근로자로 우선 채용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이 회사가 지난해와 올해 각종 기부금 등으로 사회에 환원한 금액이 이미 1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강산리싸이클링은 이제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본분을 지키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G 측의 지원을 통해 폐가전제품을 수거, 여기에서 나오는 각종 광물을 재활용하는 도시광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지만 사회적기업의 특성을 살려 사업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90%가 망하는데 사회적기업을 하는 사람은 외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95% 이상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LG와 성남시 등의 도움을 받아 자생력을 키운 뒤 대한민국 최고의 재활용 업체로 커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남 =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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