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10.27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외교
[정치] 게재 일자 : 2013년 07월 02일(火)
中의 親韓정책, 한·미동맹 강화 대비 전략인가
■ 한·미-미·중-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천영우(오른쪽)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과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1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잇단 G2와의 정상회담 성과와 한반도 정세 및 남북관계 전망 등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대담에서 “중국에 대한 기대의 거품을 빼야 한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등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통일 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고 공감을 나눈 것은 큰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한반도 정세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핵 불용 및 비핵화’를 핵심 의제로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했다. 그 사이 기간인 6월 초엔 미·중 정상회담이 열려 한반도 해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현재 한반도 정세가 급물살을 타는 듯하면서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부족 때문에 교착 국면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2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모여든 당사국들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비핵화 의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여전히 미묘하다. 최근 상황을 심층 진단하고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안보 전문가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과 관련 분야에서 오랜 교수 생활을 해온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1일 오후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실에서 긴급 대담을 했다.


대담 :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이사장,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사회 : 김상협 정치부 차장



―사회= 한·미·중 3국에서 새 지도체제가 출범한 뒤 상반기 동안 릴레이 정상회담이 일단락됐다. 일련의 회담에서 드러난 흐름을 총평해 달라.

▲천영우 이사장=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박근혜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최대 이해관계를 가진 주요 2개국(G2)과 전략적 교감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략적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첫 단추는 잘 뀄다고 본다. 서로 교감하고 뭔가 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코드를 맞췄다는 게 중요하다. 중국이 왜 한국에 대해 공을 많이 들이느냐 하는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친밀감도 있지만 앞으로 중국의 외교정책이 한국을 얼마나 미국·일본으로부터 중국 편으로 가까이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핵심 요소인데 이번에 중국도 얻은 성과가 적지 않다. 대신 한국은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중·일 간 대결적 상황에서 볼 때 몸값은 굉장히 올라갔다.

▲함재봉 원장= 일단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개인적인 인간적 신뢰관계와 친근함을 쌓아가면서 공유하는 부분을 넓힌 자체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중국에 가서 이 정도로 파격적인 환대를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 같다. 국력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지정학적·전략적 측면도 있다.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다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일본 다음의 전략적 파트너였고,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은 북한 다음에 있는 나라였는데 이번에 달라졌다. 일본이 과거사 왜곡 등 여러 자충수를 두면서 미국에서 볼 때 동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 유지 측면에서 한국의 상대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하도 도발하고 사고치면서 전략적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북한에 더 싫은 표정을 짓고 압력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사회= G2 시대에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상황을 정부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는가. 한·미 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충돌될 수도 있는데.

▲천 이사장= 중국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대중 포위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의 퍼셉션(perception)이 그런 이상 중국의 외교안보정책에서는 한국을 거기서 떼낼 수 있느냐 없느냐를 관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 한국과 전략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였다고 자평할 것이다. 북한의 미래에 대해서는 중국 고위층도 당장 북한 편은 들지만 한반도 장래가 결국 대한민국에 의해 좌우될 걸로 믿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장기적 포석하에 중국은 한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게 외교안보적 목표다.

▲함 원장= 미국과 중국이 우리에게 자꾸 미소 짓고 환대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세력균형이 바뀌는 와중에 한국이 이득을 보고 있는데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가 ‘착시’ 현상인지, 한국에 대한 일시적 ‘구애’인지, 정말로 중국의 대북전략이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아직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 간 이해관계가 우리를 끌어들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너무 현혹돼선 안 된다.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화의 여지는 있겠지만 중국이 북한을 버렸다고 단순하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천 이사장= 북한이 도발할 때 중국이 화내는 이유 중 하나는 결국 다른 나라(미국)에 이용당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북한이 도발해서 한·미 안보협력 강화의 빌미를 주고 결국 중국의 전략적 이해가 침해받으니까. 중국이 아무리 좋은 말로 덕담해도 북한의 도발을 막지 못하면 결과로서 한국은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한·미·일 군사훈련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이 정상회담 한번을 통해 덕담하고 잘해 보자, 립서비스한다고 한·중 관계의 근본이 달라지지 않는다.

▲함 원장=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중국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미래를 공유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반대로 한·미 동맹이 점점 강화되고 특히 동북아, 중국의 앞바다에 스텔스폭격기·전투기가 동원돼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사례가 생기는 게 용인이 안 되는 것이다. 중국도 결국 북한 때문에 한·미 동맹이 강화되는 상황을 알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전략적으로 한국의 가치를 인정하고 환대하는 측면이 있다.

―사회= 한반도 장래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이 북핵 불용, 비핵화, 통일론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 논란이 많은데.

▲함 원장= 중국의 큰 변화를 기대하는 건 힘들다. 중국 사람들이 계속하는 이야기가 하여튼 전략적으로 북한 포기는 어렵고 ‘전술적 조정’은 있다는 것이다. 중국 측은 예로 북·중 무역이 예전보다 굉장히 어렵다는 점과 정상국가 관계를 꾀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교역이 어려운 것은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 때문이다. 또 정상국가 관계는 지난 6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방중에서 드러나듯 소위 전략대화를 한다고 한 게 ‘당 대 당’끼리의 관계가 아니라 ‘외무성 대 외교부’의 관계로 변화시킨 것이다. 나름 격하시켰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천 이사장= 한·중 정상회담 결과만을 놓고 형성된 기대의 거품을 빼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너무 부푼 기대를 가지면 나중에 실망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도자가 달라졌다고 전략이 바로 달라지는 게 아니다. 그 나라 이해관계가 더 중요하다. 리얼리스트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다. 중국이 실제로 얼마나 바뀌는지 보려면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실제 취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실제로 동원하느냐를 봐야 한다. 중국은 북한이 망할 정도로 체제에 영향을 주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 이른바 중국의 ‘3불 1무(전쟁방지·혼란방지·남측 주도 흡수통일 반대 및 비핵화) 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천 이사장= 중국이 말로는 톤이 조금 달라진 건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 변화로 가려면 임계량에 아직 도달하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인내심에서는 무궁무진한 나라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 정부 내에서 매일 심각하게 토론하면서 근본적인 재검토 여부를 논의하겠지만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다.

▲함 원장= 중국이 남측 주도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정리할 정도로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수십 년간 중국이 견지해온 전략적 이해관계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잉기대다.

―사회= 박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시 주석에게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의 안보경제 측면에서 국익을 해치는 게 아니라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집중 설득했는데 효과는 있었나. 중국도 과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최우선순위로 얘기하다가 최근 한반도 비핵화를 제1 순위로 꼽는 게 변화 아닌가.

▲함 원장=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다. 중국의 3불 1무 정책이 여전히 그대로 갈 거라는 분석도 있고, 미·중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뒤 일련의 흐름 속에서 변화, 재검토 가능성을 강조하는 분석도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기대보다 약간 더 원래의 중국 입장으로 가지 않았느냐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고위급 외교채널을 구축한 것은 의미가 크다. 자꾸 대화하면서 중국도 변해 가는 것이다. 중국도 괴짜 같은 북한을 옹호하는 논리를 펴다 보면 자신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자꾸 안심시켜 주는 방법밖에 없다.

▲천 이사장= 이명박정부에서부터 중국 지도부와 ‘한반도 통일’, 즉 ‘통일 이후의 한반도’에 대해 활발한 논의의 물꼬를 튼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었고, 이를 박근혜정부에서도 가치를 부여해 진전시킨 의미는 크다. 굉장한 성과로 봐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한반도 통일이 결국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되면 됐지 해가 될 게 없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뿐 아니라 여론지도층도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득이 되는 거구나, 경제적으로도 ‘대박’이라는 수준을 넘어 국가전략적으로도 득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이 주인될 자격이 있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한 것이다.

― 사회 = 북한이 추가 도발이나 제4차 핵실험을 하게 될 경우 중국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고 보고 근본적인 대북기조 변화를 꾀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함 원장 = 사실 가장 중요한 리트머스 테스트는 북한의 도발, 4차 핵실험이다. 이를 못 막는 순간, 최근의 모든 얘기는 수포로 돌아간다. 중국이 이 같은 상황을 얼마나 막아줄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굉장히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그정도 되면 ‘북·중 동맹’도 내팽개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판단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천 이사장 = 북한이 한번 도발할 때마다, 특히 국제적으로 금지된 핵실험이나 장거리 운반능력을 개발할 때마다 중국의 대북정책이 조금씩 조정되고 제재가 강화됐다. 대북인식이 달라지고 북한에 대한 인내가 조금씩 소진되는 것은 틀림없다. 화를 더 내는 것도 있다. 그렇다고 4차 핵실험 등의 도발을 할 경우 그 순간 중국이 정말로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인가는 속단할 수 없다. 그때 가면 중국은 또 나름대로 기존 정책의 유지를 합리화하는 논리를 개발할 것이다.

▲함 원장 = 북한 김정은의 경우 김정일과 달리 더 예측 불가능한 데다 북·중 간에는 아무 채널이 없는 것 같다.

▲천 이사장 = 북·중 간에 소통이 안 되는 건 틀림없는 것 같다. 소통이 안 됨에도 불구하고 근본 정책을 안 바꾸는 건 이해관계 때문에 그렇다. 중국 스스로 정의를 내린 자기들 이익 때문에 그렇다. 다만 김정은이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뭔가 알아듣게 얘기해야겠다는 의지는 보여주려는 듯하다.

― 사회 = 현재 북·중 관계는 혈맹관계라 볼 수 있나. 중국 정부 내에서도 1961년에 체결된 조·중우호조약은 사문화된 문서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데.

▲천 이사장 = 북한이 먼저 도발해 무슨 일이 벌어지면 중국은 도와줄 의무가 없다. 북한이 군사적으로 침공을 당했다면 중국이 고민하겠지만, 북한이 도발해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이 개입할 명분도 약하고 도와줄 의무도 없다. 북한이 자초한 불행, 북한이 스스로 저지른 대형사고에 대해 중국이 피를 흘리며 지켜준다는 의미의 혈맹이라면 그런 혈맹은 없다.

▲함 원장 = 중국 내부적으로는 북·중조약이 사문화됐느니 자동 연장됐느니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궁극적으로 중국 국가이익 차원에서 볼 때 한반도가 남한 주도로 통일되는 그림을 상정했을 때 그 사람들 자체적으로 설득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한·미 동맹이 60주년 축제를 치르는 것처럼 중국 입장에서는 6·25전쟁이 피를 흘리고 많은 것을 투자해 치른 전쟁이라 아직 의미부여를 많이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이웃 국가의 공산당 체제가 하나 더 무너지면 좋을 리 없다고 보는 것 아니겠는가.

― 사회 = 아직도 중국은 ‘북핵 불용’ 원칙보다는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의미인가. 중국이 북핵 불용을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무엇인가.

▲함 원장 = 중국은 한국에 거꾸로 후한 대접을 해줬으니 북한에 압력을 덜 넣고 대화로 나가라고 요구한다. 조금만 참고 2∼3년 기다리며 전략적 안보환경을 만들어 가면서 대화하면 북한이 다시 개성공단을 열고 무역을 하면서 개혁·개방의 중요성을 깨달아 차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다 보면 북한이 핵도 자연히 폐기할 것이라고 중국은 말한다. 한국을 대접해준 이유가 계속 압력만 넣지 말고 대화 쪽으로 해달라고 설득하는 차원이다. 그러니 중국이 어느 쪽으로 가든 남북 둘 중 하나는 굉장히 실망하게 된다.

▲천 이사장 = 중요한 건 정책의 우선순위인데 사실 북한 안정과 비핵화는 두 가지 상충되는 목표다. 북한의 안정을 위협할 제재를 가하지 않고는 비핵화를 실현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이 대북정책 변화의 시험대인데 한·중,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립서비스는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중국이 북한 안정보다 비핵화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 선회가 일어났느냐고 볼 근거는 발견하기 힘들다. 한번의 정상회담에서 대접을 잘 받았다고 중국 정책 변화에 너무 부푼 기대를 가지면 나중에 하게 될 실망도 크다. 거품을 통해 보니까 희망적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중심을 잡고 냉철하게 봐야 할 때다.

▲함 원장 = 북한은 지금 핵 보유와 정권의 정체성·생존을 불가분의 관계로 만들고 있다. 핵개발·경제발전 병진노선이 그거다. 이는 핵 없는 김정은 체제, 핵을 떼어낸 북한 체제는 무너진다는 의미다. 시 국가주석이 무조건적인 비핵화를 주장하면 김정은 정권 내부에서 엄청난 동요가 일어날 것을 알기 때문에 시 주석도 얘기하고 싶어도 못한다. 너무 큰 변화여서 자신들이 준비도 안 된 엄청난 사태를 당할까 경계심을 갖고 있다. 거꾸로 북한이 이를 알기 때문에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리더십 체인지 없이는 비핵화가 안 된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미국도, 한국도, 중국도 모두 알고 있다. 양자택일의 문제다. 모두가 엄청난 전략적 선택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 사회 = 북한이 남북당국 대화, 북·미 고위급 대화 제안 등을 쏟아내며 잇단 대화·평화 공세를 펴고 있지만 진정성을 의심받으면서 무시당하고 있다.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기류가 있지만 북한이 탈출구를 찾지 못할 경우 다시 도발로 회귀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천 이사장 =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안 한다고 하면 그것은 중국이 도발을 못하게 하는 측면보다도 북한 자체의 생존전략 차원이다. 북한은 생존 차원에서 추가 도발을 하기 힘들어 보인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협박도 해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정부가 속아넘어가지 않았다. 북한은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 성공으로 능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하겠지만 큰 틀의 게임에서 북한이 얻은 실익은 별로 없다. 북한은 박근혜정부랑 좋든 싫든 향후 4년 반을 같이 지내는 전략을 짜야 할 텐데 우리는 남북관계가 얼어붙더라도 큰 불편이 없지만 북한은 다르다. 핵개발과 경제발전 병진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재원 조달이 필요한데 북한은 독자적인 조달이 불가능하다. 중국에서 그렇게 많은 재원 조달도 불가능하고 결국 우리밖에 없다. 북한에 가장 시급한 건 돈과 식량이다. 5년 동안 한국에서 받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 굉장히 고민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경계를 늦추면 안 되지만 생존전략 차원에서 도발보다는 대화 쪽으로 나올 가능성이 많다. 미국이 대화 문턱을 굉장히 높여 놓은 반면, 현 정부는 비핵화가 아니어도 대화는 할 수 있다고 문턱을 낮췄으니 격(格) 문제가 맞춰지면 남북대화에 나올 것이다. 중국이 남북대화를 하지 말라고 해도 북한이 갈 수 있는 길은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지금이야 샅바싸움하는 중이지만 큰 방향은 한국에서 돈과 식량을 뜯어내기 위해 방법을 총동원할 거다. 조금 뜸들인 다음에 어떤 형태로든 대화 국면에 나올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이는 남북관계에서 숨통을 찾아 핵개발하고 재정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함 원장 = 8월이 고비가 될 것 같다. 8월 중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이 예정돼 있는데 북한은 이를 빌미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엄청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것인데 우리로선 이해가 안 가지만 김정은은 긴장고조 전략이 내부 문제 때문인지 성과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북한이 당장 대화 국면으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북한 최상층부는 굉장히 잘살고 있다. 나머지가 다 굶어죽더라도 굉장히 편하게 살고 있다. 북한 경제의 내구성과 수준은 축소됐지만 붕괴된 것은 아니다. 북한 엘리트가 중국식 개혁·개방을 선택하리라고 볼 수 없다.

― 사회 = 한·미는 6자회담 및 양자대화의 조건으로 북한에 ‘2·29 북·미 합의’에다 ‘플러스 알파’ 요구사항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입북 허용, 우라늄프로그램 핵시설의 신고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화 재개 가능성을 전망해 달라.

▲천 이사장 = 주의할 점이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온다고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겠다는 것은 핵을 계속 지키기 위해서다. 찔끔찔끔 조금씩 내놓는 척하면서 경제발전 재원 확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를 원하는 거다. 회담에 나왔으니 대화를 위해 목조르기를 좀 풀어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런 식의 6자회담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이용만 당할 가능성이 많다. 시간만 벌어주고 체력을 강화시켜줄 6자회담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 때문에 핵시설 사찰 등은 북한이 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다.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문턱이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줄 방법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이와 함께 대화를 하려면 제재도 보다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현 제재도 강력한 제재임에는 틀림없지만 북한이 버틸 만한 제재다. 더 할 수 있는 제재가 많이 남아 있다. 양자 차원의 북한 해운활동·금융활동 분야의 제재다. 대화를 위한 제재 강화 전략은 북한에 ‘대화 외에는 다른 살아갈 길이 없구나’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망하겠구나’라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지금 제재로는 비핵화도 안 되고 남북회담을 하더라도 북한에 끌려다니기 좋은 수준이다. 제대로 된 남북회담과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서는 대북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 남북대화만 재개하고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미국과 정책을 조율하기도 곤란해진다.

▲함 원장 = 한·미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그토록 강력하게 천명한 내용이 엄연히 있는데 이것이 충족되지 않고 대화하는 것은 웃음거리가 된다. 중국 측에서도 걱정하는 내용이 시 주석이 온갖 대북압박을 넣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만 이뤄지고 6자회담이 병행해서 열리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뭐가 되느냐는 시각이 있다. 중국도 그러니 미국은 오죽하겠는가. 최근 미국에서는 북한이랑 대화하자는 주장 자체가 씨가 말라가고 있다. 북한이 해야 하는 선결조건의 충족도 없이 대화를 한다는 자체는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정리 =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mail 김상협 기자 / 경제부 / 부장 김상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이재명 40.6% 홍준표 45.1%…洪, 李에 4.5%p 앞서
▶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 ‘쥬얼리’ 조민아 “자가면역질환으로 시한부 1년 선고”
▶ “문재인·이재명 회동 잘못된 만남…대장동 수사 대놓고 봐..
▶ 검찰, “시장님 명” 녹취록 확보…이재명 접점 파악 시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검찰, “시장님 명” 녹취록 확보…이..
“문재인·이재명 회동 잘못된 만남…대..
직장동료 따라다니던 20대 남성 ‘스토..
‘공군 女장교가 男군무원 성희롱’ 국방..
58만원에 딸 판 부모…가뭄·내전·경제..
topnew_title
topnews_photo 빈농의 아들에서 신군부 2인자…13대 대통령광주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으로 징역 17년…‘영욕의 삶’2002년 전립선암 수술 후 요양…박정..
ㄴ 노태우 장례, ‘국가장’으로 치르나…국무회의 거쳐 결정
ㄴ 노태우 전 대통령 앓았던 소뇌위축증…어떤 질환?
前 대통령 노태우 ‘서거’ 표현 찬반 논란
“제 과오에 깊은 용서 바란다” 노태우 전 대통령 유..
기묘한 우연…박정희 前대통령과 같은날 10·26에 떠..
line
special news 현아, 상의 탈의 욕조 셀카…어깨 타투 눈길
가수 현아가 근황을 전했다.현아는 25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서 현아는 물이 가득 있는 ..

line
이재명 40.6% 홍준표 45.1%…洪, 李에 4.5%p 앞서
‘쥬얼리’ 조민아 “자가면역질환으로 시한부 1년 선..
뇌물에서 세금 냈다면 뇌물 몰수당할 때는 빼 주나..
photo_news
‘김선호, 왜곡된 12가지 진실’ 보도에 “드릴 말..
photo_news
한혜진 “마흔 전에 결혼하면 무조건 이혼, 사별..
line

illust
설현, 빨간색 크롭 니트·건강미… “11자 복근 탄탄”

illust
“인류에 보편적인 행복이란 없어… 내가 나랑 친해지는 방법을..
topnew_title
number 검찰, “시장님 명” 녹취록 확보…이재명 접점..
“문재인·이재명 회동 잘못된 만남…대장동 ..
직장동료 따라다니던 20대 남성 ‘스토킹’ 첫..
‘공군 女장교가 男군무원 성희롱’ 국방부 의..
hot_photo
에이핑크 오하영, 막내의 반란…..
hot_photo
전소민, 이성재와 파격 베드신…..
hot_photo
레드벨벳 조이, 시크·도도한 눈빛..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