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입법 견제해야 민간창의력 극대화”

  • 문화일보
  • 입력 2013-07-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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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들어 지난 6월 26일까지 의원발의 법안은 모두 4960건. 하지만 실제로 본회의를 통과해 입법된 법안은 295건으로 가결률이 6%에 불과했다. 이는 18대 국회의 평균 가결률 14%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의원발의 법안이 ‘실적올리기’식으로 남발되고 있지만 ‘의안품질’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규제학회가 4일 개최한 ‘의원입법과 규제영향분석’특별세미나에서 발표자나 토론자 모두 현행 의원입법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은 똑같았다. 규제가 양산되는 것은 ‘부실한’ 의원발의 법안이 폭증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도적 미비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정부입법의 경우 규제관련 내용이 있을 경우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국회제출 이전에 공청회, 입법예고, 이해관계자·전문가 의견 수렴 뒤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의원입법은 이러한 규제심사가 필요없다. 의원발의 법안들의 비합리성, 중복 여부, 정책적 효율성을 검증할 사전 장치는 각 상임위원회의 전문위원 검토보고와 법안심사소위원회-전체회의-법제사법위원회로 이어지는 조정 절차 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가 협의해 규제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의원발의 법률안의 형식으로 법안을 제정하는 ‘우회입법’ ‘청부입법’‘차명발의’가 이뤄지는 것도 이런 제도 차이 때문이다. 홍 교수는 “의원입법 발의과정에서 규제심사제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과 정부입법에 대해서도 규제심사를 투명하고 실효성 있게 수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다만 “의원발의 법률안을 개선한다는 이유로 법률안을 사전에 심사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의원입법 절차에 규제심사제를 도입해 규제영향분석서를 첨부토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태윤(행정학) 한양대 교수는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영향평가가 필요한 이유를 “규제에 대한 충분한 숙의가 이뤄지고 대안이 검토됨으로써 사회적 후생의 총량, 또는 공공의 이익이 증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잉 입법을 견제해 국가와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을 차단함으로써 민간의 창의력과 활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법에 따라 입법발의 때 재정부담을 평가하는 ‘비용추계’제도와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소장은 “의원을 평가하는 잣대는 입법 건수가 아닌, 정책의 질이 돼야 한다”면서 “입법 발의안의 가결률과 입법안에 따른 비용과 혜택을 평가해 정책의 파급효과가 어떠한지를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심의관은 “보다 광의의 개념인 입법평가를 통해 규제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부패영향평가, 성별영향평가 등을 포섭해 종합적으로 좋은 법률 만들기 차원에서 심의과정에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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