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파일’ SK재판 어떤 영향 미칠까

  • 문화일보
  • 입력 2013-07-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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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서 사건 당사자들 간의 ‘녹취 파일’이 공개됨에 따라, 재판부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에 공개된 녹취 파일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최 부회장과 각각 통화한 음성파일이다. 김 전 고문은 SK 계열사들이 베넥스펀드에 투자하면서 선입금한 돈 중 450여억 원을 불법 송금받은 당사자로, 최 회장이 불법 송금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가려줄 핵심 인물이다. 녹음된 대화는 김 전 고문이 최 회장 형제 몰래 이번 불법 송금을 주도했다는 것과 향후 재판과정에서의 전략을 논의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김 전 고문은 1심 재판 중이던 지난해 7월 김 전 대표와 통화하며 “중요한 것은 탑(최 회장)이 알았을 리 없잖아. 최 부회장은 그게(펀드 선지급) 왜 돌아가는지도 몰랐던 것이고, 너(김 전 대표)와 나 사이의 일이 이렇게 번져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전 고문은 2011년 12월 7일 최 부회장과의 통화에서 “누가 봐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알잖아. 너(최 부회장)는 진짜 아무 죄 없고 최 회장은 정말 더 죄가 없고, 어떻게 보면 준홍이하고 내가 너의 형제를 속인 거잖아”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대화 내용은 펀드자금의 불법 송금이 김 전 고문과 김 전 대표 둘 간 모종의 밀약이며, 그 배후 주도 인물이 김 전 고문이라는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녹취 파일과 관련, 재판부는 녹음 취지와 경위 등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4부 문용선 재판장은 “변호인이 녹음파일을 결정적인 증거라고 판단해 제출했지만 (최 회장 측이) 김 전 대표에게 본건의 핵심 사안인 베넥스펀드 출자금 선지급과 송금 혐의를 뒤집어쓰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녹취록이 피고인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재동 기자 trigg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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