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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7월 12일(金)
‘밤하늘의 유혹’… 죽기 전 꼭 봐야 할 오로라
加옐로나이프 6회 오가며 앵글에 담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신의 영혼 오로라 / 권오철 글·사진 / 씨네21북스

‘버킷리스트’라는 게 있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걸 적은 목록이다. 버킷리스트를 적어야 한다면 누구나 거기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몇 곳쯤은 써넣을 게 틀림없다. 이때 리스트에 오르는 여행지는 아마도 일상의 정반대 쪽에 있는 곳이리라. 적어도 가장 낯설거나 특별한 곳쯤은 돼야만 ‘죽기 전에’란 단서에 합당한 무게를 갖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버킷리스트 목록에 올려놓기 딱 맞춤한 것이 어쩌면 ‘오로라 보기’가 아닐까. 극지방의 차가운 밤 하늘을 형광색으로 물들이면서 머리 위로 마법처럼 지나가는 오로라야말로 우리에게는 가장 멀고 황홀한 판타지이자 비현실적인 풍경이기 때문이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오로라.’ 저자가 책의 서두에 붙인 머리말의 제목이 이렇다. 두말할 것 없이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인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리될 줄 알았다’에서 따온 제목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우물쭈물하다 후회하지 말고 인생의 버킷리스트에 오로라를 올려놓고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오로라를 보라고 권유한다.

책의 저자는 직장에 휴가를 내고 우연찮게 따라나선 여행 길에서 오로라를 목격한 뒤 사표를 내곤 취미로 찍던 천체 사진을 생업으로 삼게 된 사진가. 그가 오로라 관측의 최적지라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를 여섯 번 오가며 찍은 황홀하고 유혹적인 오로라 사진들을 모아 이 책에 담았다. 책에 실린 오로라 사진은 하나같이 매혹적이다. 이게 과연 실재하는 풍경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사진뿐만 아니다. 책에는 오로라를 보러가게 된다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정보들이 담겨있다. 오로라의 빛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부터 언제 어디로 가야 가장 잘 볼 수 있는지, 오로라 예보와 실시간 관측자료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을 소개한다. 더 나아가서 오로라를 만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나 오로라를 즐길 수 있는 소규모 투어에 대한 소개 등에 이르기까지 실전 정보들을 책 속에 두루 담아냈다. 오로라를 사진에 담는 촬영법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 속에서는 오로라의 매력을 소개하고 싶어 안달하는 저자의 마음이 도처에서 읽힌다. 저자가 밤하늘에서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세 가지 광경으로 꼽는 게 개기일식, 유성우, 오로라다. 그 중에서도 온갖 색의 빛이 밤하늘을 물들이며 휘몰아치는 오로라는 개기일식의 장엄함이나 유성우의 화려함을 훨씬 뛰어넘는단다.

책은 유혹적이고 빼어난 사진에다 오로라 관측을 위한 실전정보를 버무려 놓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가이드북 삼아 들고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로 훌쩍 날아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까운 시일 내에는 전혀 그럴 희망이 없는 이들에게도 그러나 이 책은 충분히 가치있다. 사진의 미감을 감상하거나 오로라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얻는 대리만족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 오로라가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판타지와 관계하듯이, 이 책은 어쩌면 오로라가 자체가 아니라 ‘버킷리스트’와 관계한다. 책장을 넘겨가며 화려한 오로라의 사진만 본대도 버킷리스트가 가져다 주는 판타지 혹은 두근거림에 전염될 수 있으니 말이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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